사랑의 길에 쓰신 당신처럼 살고 싶은 삶의 자세

오늘의 인문학 낭송 (5분 57초)

by 김주영 작가

https://youtu.be/gGTy7 RpPTgE

어떤 현실에서도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들의 생각 법

불평하고 투정 부리는 아이를 소리치지 않고 바꾸는 법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인문학 달력 글 낭독

(김종원 작가님 글 출처)


늘 길 것 같은 시간이 지나면 언제나 다시 일상의 봄이 찾아온다. 꽤 오래전 화분에 심은 라벤더 씨앗이 식물로 자라나 2개 3개 2개의 여린 순을 화분에 1.2.3개로 따로 심었는데 이 여름 싱싱하게 자라는 모습이 왜 이리 반갑고 예쁜지 더위에 지친 것 같아 해가 지기 전이나 아침 일찍 물을 그것도 자주 주지는 못하는데 물만 가끔 줄 때면 대롱대롱 가지에 집을 만들어 달린 잎들이 바람 따라왔다 갔다 하는 움직임들이 푸르름의 인사처럼 나를 오라며 길을 반긴다.


삶에는 언제나 고요한 기쁨이 살고 있다. 나른하게 뜨거운 대지에서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말없이 피어나는 작은 몸짓들이 있고 친정 엄마의 동네 산책 길에서 모셔온 자연이 이룬 베란다 정원에서 살고 있는 꽃과 식물을 보며 엄마는 며칠 동안 우리가 가지 못할 때 꽃들과 대화를 나누었다고 했다. 길에서 피어있던 달리아 꽃을 모셔온 화분에서 뿌리를 잘 내렸고 세 꽃대 중에서 하나의 꽃대가 고개를 들지 않는 모습이 안타까워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했다.


“다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있는데 너만 왜 그리 고개를 숙이고 있냐? 내 마음 아프게 하지 말고 어서 고개를 들면 참 좋겠다”


어쨌든 엄마는 우리가 자동차로 15분? 이면 도착하는 마트를 걸어서 가보겠다고 길을 나섰고 가던 길을 멈추고 싶지 않아 왕복 4시간을 걸으셨다고 했다. 엄마는 20리 길을 혼자 걸으며 그 마트를 다녀오신 거다. 산과 들 하늘과 땅이 함께 있으나 산책로가 아닌 2차선 도로길을 혼자 걸으며 적막한 사색으로의 산책 여행을 하신 거라서 그 말을 듣고 나는 “그러셨군요. 참 잘하셨어요”라는 말이 나오질 않았고 그렇다고 ‘날이 더운데 왜 그러셨냐’ 는 말도 하지 않았다.


나이 든다는 일이 나와의 고독이 쌓여가는 혼자만의 시간이 점점 많아지는 일이다. 친정 엄마를 보며 또 아빠의 변화를 보며 진정 나와 친해지는 시간이 분명 보다 아늑한 삶의 길로 향하는 마음의 문을 여는 일이 될 수 있으므로 일상의 고독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섬기는 자세가 나와 떠나는 먼 여행이 되어 줄 것이다. 일상의 고요한 순간이 멈춤에서 비롯되는 맑은 지성과 사랑하고 싶어 간절한 영감을 발견하게 하는 특별한 자신의 무대가 될 테니까.


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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