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6
큰아이가 동생을 보면 그동안에 받은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 아니 어쩌면 하루아침에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뺏긴다고 해도 맞는 표현이다. 형이 또는 누나가 계획했던 일은 아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부모들이 이루어 놓은 일에 대해 이제 동생에게로 관심이 향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기에게 단 1퍼센트의 의논이나 양해를 구한 적 없지만 하루아침에 그 사랑이 아래로 흐르는 아이의 마음이 어떨까, 형이 동생을 맞는 일이 바로 왕이 왕좌를 빼앗기는 기분과 같다는 사실이 부모가 가지며 살아야 하는 야릇한 감정이다.
큰 아이를 낳고 사실 한 명으로도 자신이 감당해야 할 무게를 느끼지만 하나는 외롭다는 주변의 생각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둘째를 보는 경우의 수는 적잖은 공감이며 사실일 것이다. 큰아이에 대한 애잔한 마음은 있지만 제대로 표현한 적이 없는 엄마의 마음이 늘 그것과 같다. 마음은 향하지만 동생을 먼저 돌봐야 하고 일상에서 큰 애에 대한 일이 마음과 달리 소원하게 전달되었던 날들에서 늘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아이가 성장할 때 알게 되기에 우리가 조금 더 일찍 마음의 눈을 뜨는 어른이 되는 시간과 공간을 찾아야 한다. 마음이 잘 전달되는 언어를 쓰는 연습을 했다면 한 마디에도 더 정성을 전할 수 있으리라. 마음이 있지만 잘 쓰지 못하는 것을 줄이는 행동으로 우리 사는 세상 속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산다는 일이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일상의 행복한 소통을 준비할 수 있다.
모든 일상 속 질문의 답이 자기에게서 나온다. 남이 나에게 불편한 감정을 주는 게 아니라 자신이 누군가에게 하나의 표현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면 상대방도 그 느낌이 쌓이며 보다 불편한 기분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된다. 아이가 언제나 마음 편하게 자신의 삶을 펼칠 수 있도록 부모는 아이가 노닐 수 있는 편한 꿈의 자리를 마련하는 사색의 삶을 살아야 하는 변함없는 이유다.
언제나 내가 잘할 것, 내가 나를 알아보고 자신을 살피며 사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202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