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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Nov 08. 2020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 지속되는 멋

김종원 작가 첫 시집. 이별한 날에는 그리움도 죄가 되나니

11월은 한 달 내내 회사의 아르바이트 업무 일정이 많아 주말도 자택 근무를 해야 한다. 어제는 사무실에 출근해서 업무를 보았고 꼭 만나고 싶은 책이 도착한다는 문자를 받고 마음은 이미 집에 도착했으며 새로운 친구를 마주할 설렘이 나를 사로잡은 끈적함을 놓아주질 않았다. 다행히 예정보다 일찍 퇴근하는 기회가 생겨 조금이라도 빠르게 우리는 만나야만 했다.


책을 펼쳐본 느낌은 작가가 쓴 글을 읽으며 긴장되고 무서운 떨림이 내가 안다고 하는 것들의 모름을 보게 하는 긴 시간의 사색여행이 될 거라는 것과 작가가 3년여의 시간에 걸쳐 완성한 깊이가 있는 철학 책이라는 사실이 한 권의 교양서적을 받아본 엄중한 기분을 함께 할 수 있다.


마치 클래식하게 전해지는 책 표지처럼 그 안에 담긴 글과 뚜렷함이 인문주의가 시작되고 결실을 맺은 ‘르네상스 시대’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그동안에 작가님의 책을 본 느낌의 강도가 더 선명하게 와 닿는 느낌에서 인문학을 제대로 공부해야 하는 확고한 의식을 깨우친다.


스무 살 시절에 거액의 용돈을 지불하며 Lp 디스크 음반을 사서 모았다. 그 당시에 유명한 김승진. 변진섭. 이문세. 박남정 등 YVes Montand과 Tom Jones 외 대가들이 전하는 올드함의 색깔을 더욱 짙게 사색에 담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결혼하면서 내 공간이나 차분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만들지 못하고 살아가는 현실이었으니 실로 정서적인 성장이 멈추게 된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우연히 들른 친정 뒤꼍에서 박스에 쌓인 대략? 30여 점의 음반을 엄마께서 찾아내신걸 보니 그저 뜨거운 눈물이 흐를 만큼 반가움에 먼지 쌓인 30여 년의 세월 앞에 빛을 보지 못한 체 구석에서 그대로 있어준 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언젠가 맑은 날에 다시 먼지를 말끔히 닦아내고 내 집으로 가져올 것을 약속했다. 턴테이블도 지금은 버리고 없지만 또 내 공간에 있게 될 짝꿍을 구입하기 위해 열심히 아끼고 돈을 모아 지적 성장하는 창조의 시간을 불태우리라. 다만 까만 재는 남지 않도록


작가님의 책을 읽고 내가 향하는 질문이 ‘나는 다시 모른다.’ ‘나는 다시 알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그래서 다시 모른다.’ 라면 과연 내가 그동안 안다고 하는 것의 실체를 알지 못하는 것임을 실감하며 잃어버린 턴테이블을 구하는 마음으로 내가 알아야 하는 것을 재생하리라.


 누군가는 말한다 인생은 돌고 도는 거다. 여기에서 우리는 불변하는 하나의 진리를 찾을 수 있다. 패션업계에서 유행이 돌고 돌듯 지구가 돌고 돌 듯 우리의 인생이 결국 돌고 돌기에 자신이 아파하고 풀지 않은 생각의 처음 그 시점으로 돌아가 자신을 치유하고 아파하는 일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다시 돌아도 자신을 더욱 담대하게 바라보며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영감을 함께 한다.


자신을 알기 위해 한 페이지를 덮고 다시 멈추는 것 그리고 그 말의 깊이를 생각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것 그대가 해야 할 오늘의 혼란에서 벗어날 당신만의 힘을 찾아 떠나라.


20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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