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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Dec 11. 2020

마음을 찾으면 희망도 따라온다.

행복을 찾아가는 인문학 여행

평일 휴무일 때는 출근할 때와 마찬가지로 집안 청소와 정리를 한다. 지금 초등 6학년인 아이도 원격수업 날이라서 오랜만에 아침과 점심까지 있는 반찬에 식사를 챙겨주었다. 평상시 누나와 있는 날에는 배달 음식을 시킬 때도 있지만 요즘은 등교 일정이 달라서 혼자서 차려먹는 일이 많아 김장김치에 김과 계란찜 그리고 점심에는 명절 때 공수해 온 찐 보리굴비 한 마리를 데워 찬을 준비하며 단 둘이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이 왠지 어색하기도 할 만큼 아이가 성장했음을 실감하게 된다.


둘째와 함께 지성 김 종원 작가의 인문과 사색 책을 읽고, 필사의 시간을 더 많이 가지며 대체적으로 차분한 아이의 성품과 할 일을 스스로 하는 모습을 보며 부모의 자리와 태도의 중요성을 인식할 때마다 더욱 간절하게 내가 하는 일에 집중을 기억하게 된다. 언제나 자주 전하는 말이지만  아이가 평화롭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부모의 마음이 정리되어야 하고 치유되어야 하는 ‘부모 인문학 수업’을 통해 먼저 부모가 올바른 방향의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요즘 집안과 사무실을 밝히는 화병에 꽂힌 ‘비단향 꽃무’를 마치 아이를 대하듯 바라보고 살피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퍼지는 꽃 향기가 잔잔한 향수보다 자극적이지 않으며 단조로운 비대면 시대에 공간을 반기는 꽃들의 모습이 같지만 모두 다르다. 진보라, 연보라 그리고 더 연보라에 흰 빛이 나는 보라가 있고 핑크도 진하며 조금 더 연하게 한 가지로 표현되지만 그 빛이 각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오늘의 뉴스를 다 보진 못했지만 잠깐 스치는 스토리 중에 식물도 주인의 성격을 느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모양이다. 주인이 화를 내며 다가가면 식물도 몸을 스스로 움츠린다는 사실과 함께 온화한 사람 곁에서는 식물들도 안정적으로 잘 자라게 되며 그래서 미래에는 사람들의 반려 식물에도 관심을 두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집안에 살고 있는 식물이나 아이들에게도 ‘나’ 하나가 전하는 사소한 일 하나에도 중심과 정성과 방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질문할 수 있다.


사람도 아이도 어른도 모두가 제각각 처한 환경과 주어진 다름을 안고 살아가지만 그것에 흔들리거나 약해지지 않는 힘은,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고정된 게 아닌 살아서 이동할 수 있는 것들이다. 김종원 작가님의 책에는 ‘아이를 위한’  아이를 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 한 사람이 이렇게 응수한다.

 “. 들은 바 있어서 좋은 책인 줄은 알지만요. 저희는 아이들이 다 커버렸어요.”

또 ‘부모 인문학 수업’  책을 보고 다른 한 사람이 이렇게 말한다.

“ 저는 아이들이 다 출가했고 이미 다 커버렸어요.”

물론, 그 얘길 듣고 ‘그러시죠’  라며 그 상황을 이해하지만 마음속으로 보이지 않는 질문을 혼자서 묻게 된다.

“ 그대의 마음과 일상은 늘 행복하신가요. 혹시나, 당신 안의 아이는 없으신지요. 늘 저만의 이야기일까요.”


글을 쓰기 시작하며 구분과 확신하지 못하는 것들에 기준을 정하지 못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종원 작가님의 글을 보고 배우며 지켜야만 더 단단해지는 규칙 속에 글을 쓰는 네 가지를 정의한다.

1. 글은 타인이 아닌 자신의 얘기를 쓸 것

2. 정치나 경제를 비판하는 색을 표현하는 이슈와 시사하는 바는 언급하지 말고 말하지 않아도 좋다.

3. 사실과 자신이 경험한 있는 그대로를 쓰기

4. 자기의 공간에서 내 얘기를 쓸 것

크게는 자유를 주지만 작가님의 글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운 사람도 사랑하려는 시선과 마음을 담기에 험한 단어와 표현, 쉽게 쓰는 나쁜 말이? 없어 어느 글을 읽어도 마음이 고요해짐을 느낄 수 있어서 다시 평온과 평화의 물결을 만나게 하는 아름답게 스르르 제 자리를 찾아가게하는 글과 언어가 살아서 움직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책을 읽고 필사와 낭송을 하는 행위를 나는 수련과 수행자라는 표현을 아끼지 않는다. 한마디의 언어와 말 생각 하나까지도 그런 시선을 놓치지 않으려는 습관과 꾸준히 실천하는 규칙 속에서 진실한 수행자의 깨달음이나 가르침의 마음을 배우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올바른 부모의 마음이라면 무엇이든 이겨내고 잘 헤쳐나갈 것이며 뭐, 꼭, 부모여서가 아니라 누군가 그렇게 살아가는 내면이 탄탄해지는 듬직한 어른이 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이와 부모에게가 아니라 내가 나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행복을 짊어지게 되는 시작이다.


하나를 해도 제대로 알기 위한 질문 하나를 가지고 한 번도 생각하지 않는 삶과 하나에서 둘을 열을 발견하는 자의 가치는 절대 같을 수 없으며 힘들게 찾은 진실인 만큼 당신을 살게 하는 강력한 무기가 되어 줄 것이다.


2020.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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