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주영 Jan 05. 2021

외롭다는 것은 희망의 언어를 말하고 싶다는 신호다.

이제와 돌아보면 외롭다고 말하는 누군가가 던진 질문 속에 담긴 답을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햇살처럼 따스한 ‘언어’를 그리워한다는 사실을,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을 놓을 수 있는, 내가 아무리 큰 잘못을 했어도 말로써  다시 돌아가 당신의 잘못을 뉘우치게 하는, 기쁨에 차올라 한 껏 웃고 싶을 때도 그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주는 누군가의 말, 슬픔에 가득 찬 한 사람의 곁에 말은 없지만 함께 있어준다는 지극한 풍경으로 곁에 있어주는 마음이 향하는 진정한 한마디의 언어가 우리가 결국 바라는 희망의 언어일 것이다.


언제나 외롭고 힘들 때 가장 진실한 것은 숨겨 두고 겉만 맴도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가, 나는 대체로 그런 성격이었다. 늘 마음 밑바닥에는 어둠을 깔고 대략, 30퍼센트 정도는 적당히 풀고 나머지는 절대 풀지 못하고 인생을 살아가는 것, 겉으로는 강한 척 아닌 척 헤헤 거리는 성격이 참 좋은 사람처럼, 그러나 늘 좋은 말, 괜찮다는 말, 그저 아닌 것에 대한 막연한 거짓이 아닌 참된 확신의 언어가 늘 그리웠으며 언제나 그것들이 만나고 싶어서 이리저리 나부끼는 방황을 쫒는 낙엽 같았다. 낙엽의 마음은 늘 바람이 불고 또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기다리다가 말없이 혼자 지고 다시 피어나고 또 지고 다시 말없이 피어나니까,


반은 상처로 부대끼는 어른들의 인생에서 나라도 늘 반듯하게 사는 자식이 되고파서 이렇게라도 살 수 있는 내 복에 감사하며 나를 죽이고 살아야 내 주변이 더 행복할 거라고 생각도 했다. 참고 참고 참으면 해 뜰 날 올 거라고 내가 잘하면 인생도 그저 흐를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래서 행복한 것 같았지만 나 혼자서 풀지 못하는 앙금을 가슴에 묻고 살아갈 때쯤 쇠약해지는 건강이 교차하며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에 들쑥날쑥한 감정들이 고스란히 큰 아이와 가족들에게도 영향을 미쳤을 테고 그로 인해 아무 일 없지만 늘 풀고만 싶은 커다란 숙제를 남겨둔 사람처럼 많은 날들을 슬퍼해도 답을 찾지 못하고 사춘기 아이만 앞세워 나는 갱년기라며 적절한 핑계를 만들기 좋았으리라.


다시 살아야 했다. 나는 늘 잘 사는 인생을 꿈꾸며 여기까지 참고 참고 비틀거려도 걸어오는 중이었으니까, 계속되는 어떤 그리움들이 나를 덮쳤고 내가 숨 쉴 구멍 하나가 언제나 간절히 필요했다. 그러나 함께 있는 가까운 사람들도 내가 원하는 희망이나 꿈의 조각들을 채울 수 없기에 그저 글 쓰는 재주가 있다는 평범한 여성 소설가의 댓글로 칭찬을 받으며 하루 한 번씩 매일 스토리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지금은 나만 볼 수 있는 첫 번째 글 제목이 바로 ‘빗장을 풀다’였다. 그래 그렇게 다시 한 발짝 세상에 발을 내딛을 때는 꽁꽁 얼어붙은 내 몸과 마음의 사슬을 풀고 어둠을 뚫고 나오는 낯선 방랑자의 기분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남들이 좋다는 것이 식을 때쯤 나는 그것을 좋아하기도 하는데 우연한 기회에 아이를 에 관한 인문학 책으로 세상이 떠들썩할 때도 그건 두고 나는 김종원 작가님의 ‘생각 공부 채널’ 글을 매일 읽고 또 읽으며 그간의 기록을 따라 혼자서 글길을 걸었다. 나란 사람을 알지도 못 할 텐데 이미 지나간 글을 읽고 또 읽으며 희망 사냥을 할 수 있을 거라는 반짝이는 기대를 했던 걸까, 그중에 ‘말의 서랍’이라는 음식 맛도 당기게 한다는 주황빛 책을 구입하고 읽기 시작하며 그렇게 나는 작가님의 글에서 인생을 보았고 이토록 고요한 길을 개척해가는 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는 어느 시기에 작가님이 내 공간에 눌러주신 ‘좋아요’ 느낌 하나가 내 인생에 환희를 부르는 거대한 광풍이 되어 나를 살게 했다.


내가 늘 언어의 따스한 희망을 찾고 싶을 때  ‘말의 서랍’이라는 책을 읽으며 하루 이틀이면 책 한 권을 읽던 내가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되어가도 리뷰는 작성하지 못했던 기억부터 작가님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내가 간절히 원했기에 만날 수밖에 없었던 작가님의 책을 읽다 보면 다음 방향으로 가야 하는 지시등이 설정되어 있기에 말하지 않아도 그 길을 따라서 지구 끝까지라도 가고 싶은 게 그때부터 간직한 지금도 여전한 나의 진행형 진한 바람이자 간절한 소망이다.


그렇게 책 한 권으로 다시 떠난 내 중년의 인생에서 모두 끝난 게 아닌 죽을 때까지 발견해야만 하는 언어 속에는 한 사람의 인생이 있고 가야 할 길이 있고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는 사실이 지금도 나를 설레게 하는 가슴 뛰듯 빛나는 태양이 되어 내 어깨를 드리운다.


아무리 좋은 마음을 전하려고 해도 누군가를 위로하려고 해도 당신 안에 든 게 없다면 제대로 표현할 수 없으며 전할 수 없고 당신이 꿈꾸는 세상도 결국 당신이 원하고 바라는 말로 채울 수 있기에 내가 변하는 노력의 첫 째가 당신의 말의 서랍을 비우고 각각의 마음이 전하는 서랍을 채울 수 있어야 한다. 세상에는 사람이 있고 사람이기에 나눌 수 있는 언어와 말이라는 것을 잘 사용할 줄 아는 것, 안다면 그것을 자신과 사람을 위해 잘 사용하는 것부터가 인생의 변화를 가져오며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이끄는 강력한 힘이 되어 줄 것이다.


나도 그처럼 따스한 언어를 전하는 사람이 되는 것, 내 인생에 녹은 마음과 글과 눈물을 닦으며 생각과 언어와 아픔과 고통을, 그럼에도 살만한 세상이라는 그 한 줄을 쓰는 사람이 되는 것, 내가 바라는 단 하나의 열정이며 노력의 시작이다.

 

“언제나 다시 기억해도 좋은 말, 살아만 있다면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브런치 오늘의 인문학 라디오

‘시작부터 웃을 수 있는 일을 하라.’

‘문해력 공부 8 행시’

김종원 작가 카카오 톡 하루 10분 인문학 수업

김종원 작가 블로그 글 출처 (낭송 5분 2초)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오늘의 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