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작가와의 아름다운 대화를 매일 낭송합니다.
안녕,
이틀간 폭설로 인해 다시 출근을 하지 못하고 집에 머물러 있었어. 이제 다시 멈추고 도로에 쌓인 눈들이 녹으며 오후의 베란다 창밖으로 황금빛 햇살이 뜨겁게 비추지 뭐야. 내가 가꾸는 베란다에는 제라늄 꽃이 제일 많잖아. 가을에는 이상 기온으로 약하게 숨을 쉬더니만 이 추운 겨울에 꽃들이 마구 피어나고 있어. 추워서 감기라도 걸리면 안 되니까 물을 주지 못하는데 각자, 자신의 색깔을 뽐내며 피는 꽃도 있고 트이려고 몽오리가 올라오는 것들이 있어서 그저 예쁘게 바라볼 수밖에, 마치 오색깔 겨울 꽃밭에 온 것 같아 참 신기해.
그런데 혹시, 너 그거 아니? 물을 최대한 주지 않을 때 자생하는 꽃의 색깔이, 충분한 계절에 피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는 사실 말이야. 아주 진하고 선명한 색이야. 그리고 초록잎을 유지하던 잎들이 물을 주지 않으면 그 색깔이 오묘하게 변하거든, 마치 단풍잎이 물들듯이 초록잎에서 한 가지 색이 아닌 특이하게 변신하듯이 옷을 바꿔 입고 꽃을 보호해주거든.
하얀 눈과 얼음처럼 차가운 온도와 그 안에 피어나는 꽃들을 보며 내게 안부를 전해주는 조용한 꽃들이 행복을 전해주는 거라고 생각했어. 바닥에 떨어진 꽃잎들도 나는 치우지 않아. 그게 바로 스스로 흐드러진 그들이 내게 주는 꽃이 보내는 이야기며 손길이거든, 예쁘다 떨어진 꽃을 최대한 바라보다가 마를 때까지 함께 하는 나만의 방법이야. 진빨강 색, 주홍색, 연보라색, 핑크색, 살구색, 너도 보면 그 꽃을 보며 감탄할 수밖에 없을 거야.
다시 돌아와, 현실은 토요일 그리고 일요일도? 당분간 계속 계속 업무가 많아진다는 사실이야. 납품할 기한이 다급해서 정신없이 또 일을 해야 하겠지만 또 잘 마칠 거니까, 해야 할 일이 많고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니까 내가 가는 곳은 언제나 금빛으로 물드는 것 같아 기분이 참 좋아. 나, 잘하고 올게.
2021.1.9
김주영의 브런치 오늘의 인문학 라디오 낭송 (7분 12초)
*사랑만이 유일한 진실이다.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대만판
*정말 괜찮아. 모두 다 괜찮아
*글을 쓰고 싶다는 그대에게
<글 출처>
김종원 작가, 블로그, 카카오 채널 생각 공부,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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