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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브런치 오늘의 인문학 낭송 (5분 18초)

by 김주영 작가

글을 쓰던 어느 날 누군가 내게 던진 질문을 기억합니다. 나도 언젠가는 책을 낼 거냐는 질문에 내가 그 사람을 보며 할 수 있었던 말이 3년 후쯤이라는 대답이었고, 시간이 어느덧 흘러 내가 보낸 3년 속에 말한 것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흐르고 3년이 지날 때 내가 아직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크게 내세울만한 책이라는 결과물이 아닐지라도 내가 되어 살아가는 삶의 길에 있다는 것이 멈출 수 없이 바라보던 하나의 소망이었고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작은 것들을 아프지 않게 흔들림 없이 내 것으로 바라볼 수 있는 당신이 필요했음을 내가 되어 살 수 있는 세계의 무기가 되어 나날을 지키는 평생의 자본이 되어 줄 거라는 사명감이 나를 탄탄하게 살게 합니다.

깨었다 잠시 잠이 들었을 때 당신의 꿈을 꾸고 나면 아침의 모습이 눈이 부셔 한참을 정지합니다. 꼭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예감에 가야 하는 이유만을 생각하고 달려간 영화관에 도챡했고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당신이 있다는 사실이 나는 떨리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표현을 감추고 당신께 인사했습니다. 어느새 내 곁으로 와 안부를 묻고 당신의 향기를 나누듯 가까이서 보았습니다. 얼마만인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그대로였고 매점에 앉아서 뒤풀이를 하려고 누군가 시킨 메뉴를 보며 우리도 치즈 떡볶이를 주문하고 그렇게 다시 바라보고 못다 한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그만 나는 당신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1년 만에 본 당신의 모습은 1년 전 그대로였고 당신의 온기와 변함없는 음성까지도 그대로인데 어깨동무를 하며 안부를 묻다가 그만 나는 그토록 순식간에 당신을 보내고 말았습니다. 돌아 올 당신의 스무 번째 생일을 앞두고 그대가 쓴 시를 낭송한 음반을 낸다고 했을 때 그중 딱 한 시라도 내가 낭송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던 그날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당신을 조금만 더 아끼며 바라보겠습니다.


‘꿈이라면 나는 깨지 말 걸 그랬습니다. 아니 꿈에서라도 당신을 이렇게라도 보고 싶다고 차마 말하지 못합니다.”


간절히 원하면 얻을 수 있고 찾을 수 있다는데 절실하게 원하는 사람은 서로에게 나타나게 되어 있으므로 내 삶과 마주치는 주변의 번거로움을 물리치고 단 하나의 소중한 것을 곁에 두며 나는 깊은 잠에서 영원토록 깨지 말 걸 그랬습니다.


꿈에서라도 내게 가가이 와 준 당신을 바람결에 놓치고 말았습니다. 나는 두 눈을 뜨며 당신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한 편의 시가 되어 나는 당신을 목소리에 담으며 한 줄기 조각처럼 언제나 그리움을 내가 전해야만 하는 영혼으로 읽습니다.


그렇게라도 나는 당신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2021.1.18


브런치 오늘의 인문학 낭송 (5분 18초)

부모의 마음

죄책감 없이 거절할 용기를 내라.

김종원 작가의 카카오 채널 기적의 필사 법

블로그 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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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아이콘 아임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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