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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이 특별하게 아름다울 수 있는 중년의 일상

김주영의 브런치 오늘의 라디오 (5분 7초)

by 김주영 작가

https://m.blog.naver.com/mkp0821/222260359509


라테는 아니지만 벌써 20여 년 전에 친정 아빠에게 마음의 은혜를 입은 분의 아내라며 회사로 방문한 적이 있었다. 사실 그렇게 안면을 말하는 분이 알고 보면 참 많아 딸인 내가 구분하기란 쉽지가 않은 일이기도 하다. 아빠는 한 회사의 영업파트 중역 일을 오래 맡고 계시다가 퇴직을 하고 다른 일을 하셨기에 사실 인맥과 그분들께 인사한 개인적인 식사비만 해도 가늠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 영업소별로 지점장이나 소장이 있듯이 그렇게 근무하다가 그만두고 개인적인 사업을 하며 잘 풀리지 않을 때는 그의 아내 또한 생활전선에 뛰어들며 아는 사람을 총동원하는 게 가장 먼저 보험과 책과 함께 나온 CD 전집 등을 강매? 수준으로 내려두는 사람이 많이 있었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그런 경우가 있었다는 말이다.


그 당시에 대표하는 이름을 대면 알만한 출판사의 클래식 CD 전집을 들고 한 여인이 자신의 남편 이름을 말하고는 아빠가 안 계신 사이에 매달 할부로 대금을 납부하는 지로용지와 전집 박스를 무작정 내려두고 휭 가버린 일이 있었고 꼭 사야 할 이유가 없이 알 수 없는 짐이 되어 대략 200~150 만원 정도 되는 금액을 12개월 만에 갚아야만 했다.. 살다 보면 감사를 느끼는 분께 도리어 감사를 이렇게 전하다니 반품하거나 취소할 수 없이 알 수 없는 무거움이 사람을 허탈하게 할 때가 있지만 아빠는 물품을 돌려보내거나 연락하는 일을 굳이 하지 않으셨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내가 결혼을 하며 가져오게 되었고

태교음악으로 듣거나 아주 애기 때만 가끔 듣다가 지금은 차마 버리지 못하고 책장 한쪽에 보관 중인데 요즘 쇼팽의 음악을 다시 멜론에서 찾아보며 ‘쇼팽 왈츠 7번 작품’을 따라 그 시간과 감성에 눈물을 흘리게 되는 경험을 하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아, 이 음악 어디서 많이 들었어”

“아, 이 곡 뭐더라”

사실 나는 피아노를 전혀 배우지 않았고 공부한다고 해도 이 모두 외울 수 없을뿐더러 작품 모두를 해석하기란 나 같은 경우에는 더욱 쉽지 않지만 그러나 조금씩 듣는 귀가 있으므로 지성 김종원 작가와 함께 하며 하나씩 다시 바라보는 인문학 음악의 세계를 산책할 수 있다.


이제 와서 ‘쇼팽의 왈츠 7번 작품’ 이 눈물 나도록 아름답게 들리는 이유는 왈츠의 형식이지만 내가 헤어나지 못하는 서정적인 피아노 곡이라는 데 있으며 쇼팽이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에 만든 곡인 만큼 죽음을 앞둔 인간의 육체, 정신적인 고통을 내려놓고 바라보는 해탈의 경지가 탄생시킨 음악이 아닐까 라고 부족하지만 나의 견해를 느낌으로 말할 수 있다. 이런 대표곡을 1846년에 헌정받은 로스 틸드 남작 부인의 영광이 얼마나 근사했을까 생각만 해도 그 시절 감동이 한눈에 그려진다.


내가 위의 글을 길게 말하려는 것은 당시에 그분이 어렵게 내려두고 간 이 CD 음악 전집이 있으므로 아직 박스에서 나오지 못하고 소장 중인 50장의 LP판과 남아있는 CD까지도 내가 앞으로 애정 하며 즐길 수 있게 되는 20년 전부터 약속된 그날의 편지가 아니었을까라고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가 가진 것에서 할 수 있음을 찾는 일을 하며 영감과 치유와 미래를 향한 긍정의 언어를 질문하게 될 나날들이 하늘만큼 땅만큼 기대되는 나의 소중햐 중년이기 때문이다.


2021.3.1


인문학의 대가 김종원 작가와 함께 일상의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유일한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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