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문학 낭송 (11분 58초)
넘볼 수 없는 내적 역량을 키우는 3개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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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깊이를 더하는 3개의 질문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낭송
김종원 작가의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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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밤사이 전화를 받지 못할 만큼 아빠 건강이 좋지 않아 119 구급차를 불러야 했고 광주로 오시길 원했지만 아빠가 미열이 있어 계신 곳에서 가까운 지방 병원으로 모셔야 하기에 가족들이 그곳으로 이동하며 나는 기다려보기로 했다. 밤사이 병원을 옮기셨고 아직은 아빠가 그대로 누워만 계신다. 늦게 가 뵌 아빠의 모습은 그대로인데 의식이 개운하게 돌아오지 않았지만 언제나 지금처럼 든든하게 계셔 주시면 얼마나 좋을까를 간절히 소망하게 된다.
집으로 그렇게 돌아왔을 때 잠시라도 무엇을 하고 싶지 않았다.그저 눈물이 흐르고 마음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우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부모의 아픔을 눈물이 아닌 어떤것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그 눈물의 의미는 무엇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 인간들의 기슴속에서 쏟아지는 우리의 세월이며 사랑이고 미움이 지나간 자리이며 용서를 바라는 간절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행복한 일만 좋은 기억만 쓰고 말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게 우리가 듣고 싶어 하는 희망이 되겠지만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움직이는 게 삶이며 인생이 아니겠는가, 사람은 누구나 소중하게 태어났고 70.80의 생명을 연장하며 살아가지만 모든 것을 다 추월해도 나이는 추월할 수 없듯이 점점 초라하게 늙어가는 부모님의 모습을 어찌 행복하다고 괜찮은 거라고만 말하겠는가
부모가 부르면 밥을 먹다가도 대답하고 달려가야 하지만
왜 자꾸 부르냐고 투덜 댄 적은 없는지 부모는 자신보다 자식을 위해 소고기를 사고 보약을 사서 주지만 내가 부모가 되면 잘할 거라고 다짐하면서도 나는 다시 내 아이를 위해 그런 삶을 사는 게 부모와 자식이 가지는 다름이며 후회이지만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를 만들어 주신 드넓은 대지의 마음이 바로 부모라 할 것이다. 거리상 여건상 집에 머물며 전화로 상황을 보고 받으며 떨리는 몸과 마음을 붙잡고 낭송 녹음 준비를 하며 울컥하는 감정이 솟아올라 수시로 멈추고 반복을 해야만 했지만 그러면 그런대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지성의 길이 존재하는 그 안에서 다시 글과 책을 들고 갈길을 떠나는 모습을 내가 마주한다.
늘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것에 아파해야 했던 내 모습이 아닌 지금 겪어야 하는 아픔 속에서도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경건한 시간이 아빠의 쾌유와 안정을 데려올 거라 창 밖에 펼쳐진 하늘을 따라 햇살을 투명하게 받으며 우리 안에 마음의 등을 다정하게 쓰다듬는다.
그래, 모두 다 괜찮을 거라고
202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