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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꼭 잘 됩니다.

오늘의 인문학 낭송 (1분 54초)

by 김주영 작가

너는 꼭 잘 될 거야.

김종원 작가의 네이버 블로그 글 출처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낭송

https://youtu.be/3-WTg_8tHkc

내가 글을 쓴다고 할 때부터 아빠는 나보다는 언니에게 조금씩 시간을 나누셨다. 이제 언니는 아이들이 성장했고 나는 한참인 학생들이기도 하여 무언가 매일 쓰는 내 모습을 믿고 지지하는 아빠의 생각이었을 거다 하루는 가족이 모여 앉은자리에서 아빠께 이렇게 응수했다.


“아빠, 자식 중에서 왜 내 머리카락만 이렇게 빨리 하얘지죠? 이것도 아빠 닮아서 그래요. 나만”

“허허, 원래 머리를 많이 쓰는 멋진 사람들 머리가 빨리 하얗게 되잖니.”


아빠는 그때도 내가 매일 무언가를 쓰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 주셨고 ‘16년’ 동안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전화를 하셨으나 점점 전화를 줄이시고 나보다는 언니에게 기회를 주셨다. 그러나 꼭 필요할 때는 언제나 내게 전화를 거는 일을 잊지 않으셨다. 아빠는 항상 누군가에게 짐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늘 그만큼씩은 남겨두고 기대려 하지 않으셨지만 나와 함께 나눈 마음의 시간들은 통화를 하지 않더라도 그대로 남아 공간과 기억 속에 머무르는 일이 될 수 있도록 해 주신 거다.


그래요. 아빠의 지지를 받으며 앞으로도 내가 가야만 하는 길을 잘 알게 되었어요. 어떤 일에서 잠시 흔들릴 때가 오더라도 다시 일어서서 그렇게 잘 걸을게요. 내 곁에는 아빠가 함께 해주셨던 따스한 사랑이 있고 내가 살아갈 수 있도록 뜨겁게 전하는 단 한 분의 간절한 마음과 손길이 가득한 소망과 믿음의 온도가 가득하거든요. 저는 그러고 보면 참 운이 좋은 사람 같아요. 이처럼 따스한 공간에 머물를 수 있다는 사실조차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저는 행복한 사람이니까요.


202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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