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헨리 배 Henry Bae Sep 25. 2018

맥심플랜트에 빠지다.

나는 왜 한 시간이나 이동해 맥심플랜트에 가는가

저는 최근 한남동에 위치한 ‘Maxim PLANT’맥심플랜트에 빠져있습니다. 맥심플랜트는 믹스커피로 유명한 ‘Maxim’맥심에서 운영하는 카페입니다.


저희 집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저번주엔 두 번이나 방문했습니다. 어머니께선 집 근처에 넘쳐나는 카페를 놔두고 굳이 한 시간이나 걸리는 카페에 가는 저를 향해 “제정신이 아니야.”라는 말씀을 남기셨죠.


1층과 2층 사이에 'COFFEE IS A HUG IN A MUG'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배득형

맥심플랜트를 처음 방문하게 된 계기는 단순히 다리가 아파서였습니다. 카페를 찾아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 도저히 못 걷겠다 싶을 때 들어간 카페가 맥심플랜트였죠.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을 겁니다.


그렇게 우연히 발견한 카페에 저는 완벽하게 유혹당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열정을 가지고 글을 쓰고 싶을 때, 저는 맥심플랜트로 향합니다.



탁 트인 공간


맥심플랜트의 가장 큰 매력은 탁 트인 공간입니다. 특히 1층은 바닥만 보면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카페인지 거리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거리를 걷는 사람과 앉아서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공존합니다.


거리와 카페의 경계가 모호합니다. ©배득형

2층도 1층의 매력을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중앙은 1층이 보일 수 있도록 비워놓았고, 창으로 이루어진 벽은 활짝 열려 마치 테라스에 있는 듯한 느낌을 전달합니다.


중앙을 비워놔 열려있는 느낌을 줍니다. ©배득형

맥심플랜트는 정원과 공장이라는 상반된 의미를 지닌 Plant란 단어에 걸맞게 ‘도심 속 정원, 숲 속 커피 공장’이라는 컨셉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활짝 열린 공간으로 햇빛과 바람이 드나들고, 이는 실내에 있지만 자연 속에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테이블과 좌석 또한 자연을 더 잘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컨셉을 잘 구현했다고 할 수 있죠.


자연을 느끼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배득형

자연은 우리에게 휴식을 선사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할 때면 산이나 바다로 향하죠. 맥심플랜트는 자연은 느끼고 싶지만 도시는 벗어나기 싫은 저에게 최고의 ‘케렌시아’Querencia입니다.



일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


저는 글은 써야 하는데 의지가 생기지 않을 때 카페로 향합니다. 카페에 가면 글을 써야겠다는 의지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카페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노트북이나 책을 펼쳐놓고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카페에 와서 일을 하는 이유는 각기 다르겠죠. 제가 카페에 가는 이유는 그런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노트북과 책을 펴고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배득형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 나도 해야겠다.’란 생각이 듭니다. 제가 다른 카페보다 스타벅스를 주로 가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스타벅스에 가면 혼자 와서 작업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타겟으로 만든 지점도 있을 정도죠.


저희 집 앞에는 스타벅스가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근처에 있는가가 집을 선택하는 기준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왜 집 앞에 있는 스타벅스를 놔두고 굳이 맥심플랜트로 향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일을 하는 중간중간의 쉼 때문입니다.


고개를 들었을 때 보이는 풍경은 시간의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변화합니다. ©배득형

앞서 말씀드렸듯이 맥심플랜트는 공간이 오픈되어 있습니다. 안과 밖의 경계가 모호하죠. 노트북에서 눈을 떼고 의자에 기대면 흐르는 구름, 달리는 차, 길거리를 걷는 사람들을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자연스러운 흐름의 변화는 복잡해진 머리를 짧은 시간에 비워줍니다. 마치 명상을 한 듯한 효과를 안겨주죠.


맥심플랜트는 질 높은 쉼을 안겨줍니다. 이는 짧은 시간 안에 다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준다는 것을 의미하며,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활짝 열려 있는 창 밖으로 넓은 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배득형

질 높은 쉼과 일에 집중하는 사람들은 작업에 집중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입니다. 이 두 가지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맥심플랜트는 제게 있어 최고의 작업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제가 맥심플랜트에 빠진 이유는 ‘쉼’이라는 한 단어로 압축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는 제 삶 속에서 질 높은 휴식을 취할 장소가 없다는 걸 의미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혹은 무의식적으로 휴식을 갈망하는 걸지도 모르고요. 어찌 되었든 저는 한동안 맥심플랜트라는 공간에 빠져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테리어만으로도 방문할만한 가치가 있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어떻게 책 읽는 자녀가 되었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