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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심여행자 Jun 01. 2024

서울 사람이 서울 가면 먹는 것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에 나오는 맛있는 순대국

목이 따갑다. 어제 마스크를 쓰고 행사장에 들러 인사만 하고 바로 돌아왔다. 약을 먹으니 졸음이 밀려와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목소리가 주저앉았다. 나에게도 감기가 왔다. 국물이 생각난다.


서울 유명한 돼지국밥이 대구집 동네 돼지국밥보다 못하듯, 대구 유명한 순대국도 서울에 비할 바가 아니다. 먹으면 갈증은 해소되지만 아쉬움은 그대로 남는다. 대구 사는 서울 사람이 서울에 가면 순대국을 먹는다.

인하순대국의 특자. 아침일찍 열고 깔끔하고 푸짐하서 서초동에 있을땐 자주 찾는 조식 메뉴다.

서초동 인하대국은 순대보다 고기가 많이 들어있다. 특자를 시 숟가락이 들어가기도 힘들 만큼 고기로 채워준다. 특으로 시킬 땐 밥을 반품하기도 한다. 국밥에서 밥을 빼다니. 고기를 먹다보면 아쉽게도 밥을 넣을 배가 없다.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를 후후 불어서 국물부터 먹어본다. 아우. 두 점 정도 있는 순대를 건져두고 다진 양념을 푼다. 다시 국물 한입. 어휴. 부추김치를 말고 순대를 먹으며 맛있는 온도가 되기를 기다린다. 크게 한입 와암. 바닥이 보일 때까지 퍼먹으면 된다. 비워질수록 뱃속에서 올라오는 만족감. 이래서 순대국을 서울의 음식, 쏘울푸드라고 하는 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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