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정말...좋아했을까??

by 큰 숨

고3시절.

처음으로 좋아하는 친구가 생겼다.

나 혼자만의 비밀이었으니 짝사랑인 거다.


나뭇잎을 뜯어 짝사랑하는 친구가 나를 좋아하는지 애꿎은 나뭇잎에게 묻는다.

" 좋아한다.. 안 한다.. 한다.. 안 한다.. 한다.. 안 한다..."

나뭇잎이 다 떨어지도록 한 개씩 잎을 떼며 내가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으면 새로운 나뭇잎을 또 뜯는다.

" 좋아한다.. 안 한다.. 한다.. 안 한다.. 한다.. 안 한다..."

.

.

.

자꾸만 ' 좋아하지 않는다.'를 끝으로 나뭇잎이 사라진다.

' 치....... 뭐야.... 이거 다 거짓말이야. 나뭇잎 따위가 뭘 알겠어?'




지금 생각해 보면

"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한다.. 않는다.. 한다..."로 순서를 바꿔서 했다면 내가 원하는 답을 듣지 않았을까?

무슨 고집인 건지 '좋아한다'로만 시작을 했고, '좋아하지 않는다'로 나뭇잎이 버려졌었다.


벌써 26년 전 이야기...

내가... 지금은 말할 수 없는... 언젠가는 이야기로 풀어낼 이야기로 정말 힘들어할 때 그 친구는 내게 키다리 아저씨 같은 존재였다. 내가 마음으로 의지할 수 있고, 나도 지금의 내 세상이 아닌 그 친구가 사는 다른 세상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의 씨앗을 심어준 친구이기에 좋아했었다. 어쩌면 존경했는지 모르겠다.

(물론 그 친구는 모르는 나만 아는 이야기이지만 ^^;;;)




지금은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빠로.. 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죠?

그 시절 내게 버틸 수 있는 힘을 준.. 그 아이에게 고맙다 이야기하고 싶네요.

" 고마워!! "


keyword
이전 18화기다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