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을 공부하며 얻은 것들
나를 포장하지 않았던 이유
난 지금까지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도 태그를 달지 않았고, 브런치에서도 구독자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이유라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 생각은 "홍보하지 않아도 알아줄 정도의 실력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였다. 그래서 내 글을 포장하고 광고하기보다 글 자체의 질에 집중했었다. 그러다 보니 브런치 구독자 수도 그렇게 많이 늘지 않았고, 브런치를 시작할 때 타올랐던 의지는 점점 사그라들었다.
나는 지금까지 나를 포장하는 것을 가치 없다고 여겼다. 심지어 나를 홍보하여 달성한 일이 있다면 그건 내 힘으로 달성한 일이 아니라고까지 생각했었다. 딱 내 능력까지만 인정받기를 원했고, 더 많은 인정이 필요하다면 내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자신을 포장하는 것도 능력이다
그런데 최근 마케팅에 관심이 생기면서, 나를 포장하는 일이 그렇게 나쁜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도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의 심리를 공부하고, 그 심리를 이용하여 상품을 다른 이들의 뇌에 각인시키는 것이 마케팅의 기본적인 원리인데, 이 과정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기업이 자신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광고를 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인지를 생각해 보니, 또 나 자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하는 태그 달기, 검색어 신경 쓰면서 제목 짓기 등이 그렇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는 이런 작업들을 제대로 할 자신이 없어서 '포장 없이 내 능력만으로 알려지는 것'을 막연하게 바라왔을지도 모른다.
자신을 포장하는 것도 능력이다. 많은 다른 브런치 작가들이 자신의 글을 알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알리고 싶어 한다. 그것에 모든 것을 걸어서 본래 자신이 글을 쓰던 이유를 잊어버리지만 않는다면, 자신을 포장하고 알리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 중 하나일 뿐이니 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나를 포장하기에 앞서서 해야 할 일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당당해지기'이다. 내가 자신감 있게 행동하지 않으면, 나를 포장하는 것은 자기 합리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우선 내가 쓰는 글이 좋은 글이고, 사람들이 알아봐 줄 거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나를 포장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하나는 '겸손하기'이다. 내 글을 판단할 때는 항상 겸손하게 행동해야 한다. 아무리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다 해도, 겸손하지 않으면 내 글에는 발전이 없다. 발전이 없으면 내 글이 좋은 글이라고 말하는 건 더 어려워진다. 따라서 내 글을 퇴고하거나 올렸던 글을 정리할 때는 겸손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자신을 포장하는 것은 가치 없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필요한 일이다. 많은 노력과 공부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결코 포장하는 것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항상 자신감 있는 태도로, 하지만 내 글만은 겸손한 태도로 바라보면서 나를 조금씩 알려나간다면, 내 글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날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