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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쏭마담 Nov 28. 2022

노력했으면 다 맞았을 한 문제

엄마, 너는 얼마나 완벽하길래?



나는 예전부터 엄마들이 아이 시험 점수 얘기할 때마다 정말 이해 안 가는 말이 하나 있었다.


'실수로 틀렸다'와 '맞을 수 있는 문제를 놓쳤다'는 말이다.

 

엄마가 보기엔 다 맞을 수 있는 문제를 실수로 틀려서 너무 아쉽다고 했다. 모르는 문제면 어쩔 수 없지만, 아는 문제를 틀렸으니, 이건 정신만 바싹 차렸으면 맞을 수 있는 문제였다는 거다. 그래서 아이를 야단쳤다고 했다.


아니, 애가 실수하고 싶어서 실수했겠나. 실수는 어떤 상황에서도 그냥 실수인 거지. 그게 노력한다고 될 일인가. 세상에 100점 맞기 싫어하는 애가 어디 있. 애가 100점 안 맞으려고 일부러 문제를 틀린 것도 아닌데... 그게 야단친다고 될 일이야?


평소 실수가 많은 나는 이렇게 대번 아이 편을 들고야 만다.


그러면 옆집 엄마는 실수도 실력이라는 둥, 그러니까 더 평상시에 열심히 계산력을 키워서, 시험 시간에 집중해서, 더욱 더 노력을 블라블라... 하며 마구 궤변을 늘어놓는 것이다. 도대체 엄마들이란 얼마나 애들이 완벽한 시험지를 가져와야 만족이라는 걸 할까. 막말로, 자기는 얼마나 완벽하길래?


넌 맨날 냉장고가 이게 뭐니? 그때그때 버리는 게 뭐가 그리 어려워서?

장 보러 가면 15만 원 넘게 봐오면서 집에 돌아오면 왜 맨날 먹을 게 없데?

규모 있게 장 보고 스타벅스 커피만 안 마셔도 좋아하는 책 실컷 사보겠다!

애들 커서 이제 시간도 많이 남는다면서, 왜 다른 여자들처럼 알바라도 나가지 않니?

여자도 차별 없이 일할 수 있게 된 세상에서 왜 맨날 남편 탓만 하고 있어?

이제 옷은 그만 사야겠다고 다짐해놓고 왜 맨날 입지도 않는 옷을 사서 옷장에 모셔놓는데?

돈, 돈, 하면서 왜 옆집 여자들처럼 주식에라도 조금 투자해 보지 않아?

내가 말한 것 중에 틀린 말 있니? 아님, 어려워서 못하는 거 있어?  

남들 다 하는 평범한 것들이잖아. 근데 왜 너는 노력하지 않고 맨날 남 핑계만 대니?


다시 '학원'이라는 작은 사회에 나와 크고 작은 경쟁 구도를 만나며, 나는 하루 종일 점수로 평가되는 아이들을 새로운 시선에서 바라보게 되었다. 가령 나에게 시어머니가 매일 집에 찾아와 위와 같이 끊임없이 평가하는 말을 해댄다면 돌아버리지 않겠는가.


그러니 애들한테는 어떻게 그렇게 막말을 퍼 부우며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냉장고는 맨날 그 지경으로 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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