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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케이 Mar 17. 2024

리더 상실 시대

지금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회사의 모든 관리자들에게 감사를.

리더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기업의 성장에 있어서 각자의 자리에 있는 리더들의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회사의 대표는 리더십에 대해서 언제나 탐구한다. 스스로 더 성장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회사 내 다른 리더들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도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다. 리더십에 대한 수많은 책들을 읽고 강의를 들으면서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할까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다. 또 행동으로도 옮기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게 리더의 자질이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리더는 약점 없이 모든 면에서 완벽한 리더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어떤 유형이 그나마 회사의 성장과 직원의 발전에 적합한지를 판단하고 그들을 리더로 맡길 수밖에 없다.



내가 경험한 리더는 그 유형이 매우 다양하다. 대부분은 강점과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다방면에 완벽한 유형의 리더를 찾는다는 것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추상적인 리더를 계속 찾는 것일 수도 있다. 많은 리더십이론이 있다. 꼭 등장하는 것이 리더의 유형이고, 그 유형들을 분석하는 경우가 많다.  수많은 유형의 리더 중에서 내가 가장 흔하게 경험할 수 있었던 리더는 '자기 주도형 리더'와 '융합형 리더'였다.  이 두 가지 유형의 리더를 가장 많이 경험했고,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단점을 보완하면 훌륭한 결과를 만들기도 하지만 그것 역시 불가능하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오래전부터 회사에서 가장 인정을 받았던 리더형은 '자기 주도형 리더'였다. '독불장군형 리더'가 여기에 속하겠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기업에서 인정을 받고 있고, 회사는 이런 리더게 존중과 기대를 하는 경우가 많다. '카리스마를 지닌 리더'라 하며 리더십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해 왔다. 과거에는 이런 리더십을 가진 리더가 많은 성공을 이뤄 낸 일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요즘은 카리스마와 꼰대의 용어가 가지는 부정적 성질 때문에 종종 자신의 리더십을 숨기는 경향이 있지만 신중함과 신속한 결단을 중요한 리더십에는 여전히 중요한 부분임을 부정할 수 없다. 



'자기 주도형 리더'는 업무를 혼자서 마무리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조직원들을 못 믿어서일 수도 있고, 더 나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 일수도 있다. "퇴근시간이라 제안서는 내일 오전에 마무리해서 드리겠습니다.", "아 그냥 주시고 퇴근하세요. 나머지는 제가 최종 정리하겠습니다." 습관적으로 이런 리더들이 많다.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함이겠지만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피드백은 하되 마무리는 리더가 직접 하면 안 된다. 갑자기 임박하게 처리할 일이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조직원(팀원)이 마무리를 해야 한다. 그래야 한다. 


또한 '자기 주도형 리더'는 언제나 회사가 우선이다. 회사의 대표입장에서는 정말 고마운 부분이다. 그래서 이런 리더에게 신뢰와 애착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리더는 야근/특근 등을 마다하지 않는다. 회사가 늘 우선이다. 조직원(팀원)들 개개인보다는 회사의 중요한 업무를 문제없이 잘 처리하는 게 우선이며 그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리더와 함께 일을 할 때는 자신만의 업무 루틴이 있어 소통하며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반면에 정해진 우선순위에 시킨 일에만 몰두할 수 있어 업무 분장이 분명하고 시간 안에 많은 업무를 하다 보면 업무에 대한 성장도 빠르게 이뤄낼 수도 있다. 그래서 회사에는 이런 리더를 좋아하는 조직원도 있고 싫어하는 조직원도 있다. 직원이 퇴사할 때 이름이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경향도 있다. 



'자기 주도형 리더'가 이끄는 조직에 나타나는 몇 가지 현상. 

현재 업무는 특별한 문제없이 진행된다.

변수가 생겼을 때 대응이 느리다.

업무를 대신할 사람이 없다.

조직원 개인의 능력이 조직의 성과를 자지 우지 한다. 

창의적인 미래 리더가 나오기 어렵다.

조직원들끼리 소통이 잘 안 된다.

'저는 잘 모릅니다'란 말이 많다.

일반적인 일처리는 빠르다. 



'자기 주도형 리더'와 대비되는 리더는 '융합형 리더'라도 말하고 싶다. 융합의 시대에 체새대 리더십이라고 자주 말하기도 하지만 융합형 리더만이 회사 성장에  무조건 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어쨌거나 요즘은 너나 할 것 없이 '나는 융합형 리더다'라고 얘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융합'이라는 용어 자체가 애매모호하고 주체성이 없기도 하고, 참 어려운 단어이다. 그런 만큼 '융합형 리더' 역시 어려운 리더십이다. 



'융합형 리더'는 혼자서도 열심히 하지만 많은 부분을 조직원(팀원)과 함께 하려 한다. 조직원들이 진행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피드백을 주지만 '마지막'까지 맡긴다. 조직과 핏(fit)이 맞아 여기서 성장을 원하는 조직원에게는 '마지막'을 책임지면서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조직원에게는 그냥 일이 늘어난 것뿐이다. 결국 팀원이나 조직원을 특성을 잘 알아야 한다. 그래야 조직을 성장시킬 수 있다. 


또한 '융합형 리더'는 조직원의 이해관계를 우선 한다. 조직원들의 처우를 배려하지만 강하게 얘기는 못하는 성향이 있다. 이럴 때는 '융합형 리더'가 아니라 '우유부단한 리더'에 가깝다.  이런 경우는 조직원과 농담도 하며, 회의도 원만한 분위기에서 잘 이어가지만 결정을 내리거나 결과를 못 낼 수도 있다. 리더는 조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모아, 가장 적절하고 효율적인 결과를 도출해야 하는 게 중요한 책무이다. 안타깝게도 의견들을 취합하는 것까지만 하는 리더가 많다. 단지 의견의 취합은 어떤 갈등을 낳지 않는다. 조직원들이 갈등이 없는 회의에 만족할 수 있지만 결국 하지 말아야 할 시간 낭비를 리더의 주도하에 하게 된 것이다. "부서원(팀원)들 의견을 들어보고 보고 드리겠습니다."는 대답은 신중하고 좋은 답변이 될 수 있지만 부서원(팀원)들의 의견을 수렴만 하여 전달한다면(이런 경우 시간도 많이 걸린다) 결단력이 부족한 리더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과거에는 '상명하복'의 흔한 문화가 다양한 조직에서 활용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융합형 리더'가 이끄는 조직에 나타나는 몇 가지 현상

나서는 사람이 없어 업무 진행이 느리다. 

개인보다 조직력을 바탕으로 업무를 진행한다.

업무를 대신할 사람이 있다.

소통과 융합에 맞는 잠재 리더가 나오기도 한다.

역시 '저희는 잘 모릅니다'라 말이 많다.

조직원들끼리는 소통을 잘한다.



우리 사회는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할 때, 경제/경영학에서는 조직관리/리더십 등의 사내 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기업에서는 훌륭한 기업/사내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였다. 언제나 사회는 천천히 변할 것이라 생각했다. 혹시 급격하게 변한다 하더라도 사람은 쉽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이 있었다. 그래서 많은 비용을 들여서 기업의 큰 주체인 사람과 조직에 대해서 연구하고 발전시켰다.


여러 사회 현상 지표가 알려 주듯이 일을 하지 않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과거의 연구와 가설들은 모두 무너져 내리고 오직 빠르게 변화하는 사람과 조직만 있을 뿐이다. 패더다임이 바뀐 것이다. 일하는 인구는 줄어들고 그나마 있는 사람들도 일을 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에 과거에서 연구한 이론적인 리더상은 별 의미가 없다. 먹히지 않는다. 어떤 것도 먹히지 않는다. 할 수도 없다. 


지금은 스스로 진화하는 리더가 필요한 시대이다. 스스로 진화하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일들에서 대처하는 자질이 필요하다. 강단과 동시에 유연함이 있어야 한다. 업무를 대함에 있어 완벽함을 가져야 하지만 새로운 업무를 받아들이는 겸손함도 있어야 한다. 술을 자제하며 자기 관리에 소홀히 해서도 안되지만 때론 동료들과 늦은 시간까지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체력도 있어야 한다. 결정한 일을 성공적으로 진행시킬 수 있는 강한 추진력도 있어야 하며, 조직의 막내처럼 작은 일에도 몰두하는 집중력도 있어야 한다. 


쉽지 않다. 누구와 계속 일하게 될지 알기도 어렵다. 예측과 예상도 어려운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어리거나 나이가 많은 조직원들에게서 느끼는 세대 차이보다 빠른 시대 변화가 더 어렵다. 이렇게나 리더가 어려운 시기에 우리는 살고 있다. 


기업은 뭘 할 수 있을까.


리더에게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힘들게 어려운 일을 함께 수행해야만 하는 모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리더들에게 충분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적어도 꼭 그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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