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케이 Mar 24. 2024

성취와 좌절 그리고 시간

사업 초기에는 살아내야 하는 '하루하루 도전'때문에 여유가 없다. 회사의 생존이 유일한 목적이 된다. 회사의 목표를 세워 성취감을 느낄 여유도 좌절을 할 시간도 주어지지 않는다.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창업을 했지만 막상 시작을 하면 여러 가지 현실 문제에 부딪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고민과 좌절을 가장 많이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회사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작은 목표를 세우기도 하고 목표를 달성하면서 작은 성취감도 느낄 수 있지만 대부분은 생존에 대한 고민과 좌절. 창업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의 시간이 지배한다. 그래도 창업 초기 다행스러운 것은 다양한 상처를 받고 좌절을 하지만 견뎌 낸다면 회사도 창업자도 단단해질 수 있는 시간이라는 거다. 


나의 창업 전 세웠던 가치 있는 목표는 창업 후 생존이라는 절대적 목표에 흐지부지 되었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이 과정은 대부분의 창업가와 스타트업이 겪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창업 자체가 야생에 혼자 남겨져 있는 것임을 아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외로움 따위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살아남아야 하는 두려움과의 싸움이 벌어진다. 목표. 성취감은 느낄 여유가 없는 그런 사치였다. 



나는 창업 후 생존의 시간을 가까스로 넘기면서 조금씩 회사가 이뤄내야 할 목표들을 세우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창업과 동시에 생존과 미래 발전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 아직 한국 시장에 없는 서비스를 찾아 국내에 잘 론칭을 시켜 수익을 얻는다거나, 임직원을 두 배 더 늘려 미래 가치를 위한 회사 내부 역량을 강화한다거나, 개인적인 성장을 위해서 MBA공부를 하여 경영의 기초를 더 쌓는 등 새로운 목표들을 세우고 정진해 나갔다. 


사실 이런 목표들은 용기를 내서 도전만 하면 그리 어려운 목표가 아니었다. 이맘때쯤 성취에 대해 신중한 고민을 시작했다. 거대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 대한 성취가 아니라도 괜찮다고,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목표들을 만들어 가보자는 마음속 다짐이 요동을 치는 시기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 목표를 세우고 좌절을 하고 성취감을 느끼면서 나도 성장을 하고 회사도 성장을 하면서. 


창업 후 회사의 목표를 세우고 그걸 달성하기 위해서 쉼 없이 달려왔다. 나의 목표는 회사의 목표이며 그 목표를 잘 세우고 방향을 제시하며 함께 이뤄내는 게 훌륭한 리더십이고 옳은 일이라 여겼다. 그렇게 노력해서 얻기 시작하는 성취들은 회사와 구성원 모두의 성취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달려왔다. 


완벽하 착각이고 잘못된 생각이다. 그건 단지 나의 목표와 성취감이지 회사의 그것이 아니었다. 목표는 회사사에서 일하는 모두가 함께 세우고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마무리도 함께하여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각자대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걸 동력으로 또 다른 목표를 세워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회사의 구성원들에게 목표와 좌절 그리고 성취감을 돌려줘야 한다. 이 부분을 잘하느냐 못 하느냐가 회사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런 조직 문화는 회사 초기부터 잘 만들어가야 하는 부분이다. 

  


우리 모두는 힘들게 노력해서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좌절을 한다. 창업 후 사업 영위 하면서 땅속에 있는 돌멩이들보다 많은 다양한 좌절을 경험하고 있다. 포기할까 하는 유혹도 많이 느꼈고 그 과정이 참 어려웠던 거 같다. 포기하는 순간 모든 게 멈출 것 같아서 단지 좌절에 담담해지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서 좌절은 극복하거나 피하려 하지 않는다. 아프고 힘들지만 좌절은 그냥 시간에 맡겨두고, 포기를 하지 않는 법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다.  창업가라면 좌절에 대처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좌절은 언제나 할 수 있다. 하지만 포기는 거기서 멈추는 것이다.


많은 사장들이 혼자서 좌절과 성취, 포기하지 않는 마음등을 혼자서 감내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성장이 회사의 성장에는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가능한 많은(전 직원은 불가능하다) 회사의 구성원들이 함께 새운 공동 목표이면 좌절을 함께 헤쳐나가고 대응할 수 있다. 절대 포기하거나 멈추지 않을 수 있다. 회사는 CEO혼자서 감내해 내는 것이 아님을 이제는 안다. 직원 모두와 같은 생각을 함께 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많은 구성원과 함께 목표를 세우고 함께 성취를 만들어 나간다면 회사도 구성원도 모두 성장해 나갈 것이다.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