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케이 Mar 07. 2024

터널 밖 터널

창업은 긴 사업ing의 시작일 뿐

창업이 대박의 꿈을 이뤄줄 것이라 믿었다. 사업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직장생활 보다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나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세상에 대한 시야를 더 넓힐 수 있고, 보다 더 확장된 인간관계까지 만들어 줄 수 있는 훌륭한 선택지였다.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그 대박은 쪽박의 위험도 함께 가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 창업이라는 대박에 쪽박이라는 두려움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는 힘이 없는 약자가 되었다. 


약자는 어수선한 시기에 더 큰 피해를 본다. 정부의 정책이 바뀔 때, 고용과 실업의 수치가 요동칠 때, 경기가 나쁠 때, 심지어 경기가 좋을 때, 코로나19 같은 예상치 못한 질병이 퍼질때도 약자는 더 심한 지옥을 맞보게 된다. 역사적으로도 난세때에 영웅은 이름을 남기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약자는 더 힘든 지옥에서 살아야 하지 않았던가. 과거에도, 지금도 약자는 힘든 시기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내가 생각하는 약자는 단지 규모가 작은 회사를 의미하지 않는다. 비전이 뚜렷하고 규모가 있는 회사라도 두려움에 쉽게 무너질 수있다면 그게 약자이다. 두려움에 휩싸여서는 회사의 비전을 세울 수도 없다. 비즈니스를 성장 시키는데도 큰 걸림돌이 된다. 두려움은 조직을 망설이게 하고 리더를 병들게도 한다. 두려움은 이렇게 모든것을 약하게 만드는 어두운 힘이 있다.



창업 후 사업체를 성장시키기 위해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어렵고 중요한 일의 하나였고, 매 순간 어려움을 겪고 이겨 나가야만 했다. 그 두려움이라는 것이 틈을 내어주면 스멀스멀 커지는 것이라 미리 차단할 수 있는 것들은 차단하고 대처를 할수 있는 것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는수 밖에 없다. 안타까운것은 언제 어디서나 이 두려움은 생겨나고 극복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약자로 남을수도 있다는 것이다.



회사와 리더에게 두려움은 그 크기와 종류가 예측할 수 없이 다양하다. 

나는..


(회사의 실적이 나빠질 것이 두렵고, 우리가 만든 서비스의 품질에 대한 믿음에 두렵고, 조직의 작은 문제들에 두렵고, 합리적이지 않은 여러 상황이 두렵고, 선택의 순간에 망설이는 내 모습이 두렵고, 새롭게 준비하는 사업이 두렵고, 경기가 좋아지지 않을까 두렵고, 경기가 좋아졌을 때 우리만 실적이 안 좋을까 두렵고, 정치적인 문제로 나라가 더 시끄럽게 하지 않을까 두렵고, 심지어 나라가 망하지 않을까 두렵다. 이렇게 세상 만사가 두렵다.) 


지금도 걱정해도 되지 않을 이런 것들에 두려움을 느긴다. 두려움의 다른 말은 예측할 수 없는 변수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업가에는 치명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사업가에게 두려움은 끝이 없다. 헤쳐나가고 이겨 나가야만 하는 것이 사업가의 숙명이다. 그러한 과정속에서 성장을 하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두려움을 헤쳐 나가다보면 요령도 생기고 나름 내성도 생긴다는 것이다. 두려움을 피하기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부딪히고 이겨 나가야 하는 방법 뿐이다. 헤쳐나가면서 조직도 건강해지고, 사업도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고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 새로이 두려움을 만들고 내가 만든 두려움을 다시 극복해야 하는 일의 연속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사업가도 회사도 성장하는 것이다.  고되지만 연속되고 끝나지 않는 길이다.  



끝나지 않을 연속된 숙명에도 불구하고 끝을 정해 놓고 사업을 해야만 한다. 그 끝에 우선 도달해야 하고 또 다시 새로운 끝을 정하고 정진해야 한다. "우리 회사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직원들이 가끔식 물어오는 이 질문에도 두려움을 느낀다. 답은 없다. 비전은 회사의 지속성장에 필요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 이 도구는 두려움에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정진해 나갈 수 있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다만 이 '기준'인 비전이 최종 끝이 될 수는 없다. 단계별 비전을 세우고 그 변화하는 비전 자체를 발전시켜 나가는게 중요하다. 


단계별 목표점으로 가는길에 수없이 많은 불확실한 터널을 지나게 된다. 터널을 진입할 때도 통과하는 과정 곳곳에서도 두려움을 만나게 된다. 이 터널들은 끝이 나지않을 정도일 수 있고, 운이 좋아 생각보다 짧을 수도 있다. 사업에서는 터널을 모두 지나기 전에 그 길이를 가늠할 수 없다. 통과해야만 비로소 그 어려움과 두려움의 크기를 알게된다. 분명한 것은 그 터널들은 계속 될 것이라는거다. 힘들게 터널을 빠져 나와도 또 다른 터널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준비하고 노력하여 힘들지만 그 터널을 헤쳐 나가야 한다. 하나의 터널을 지나 또다른 터널로 들어가기전에 그 마음의 여유를 충분히 가지는 근력을 키우는 것이 유익한 방법일 수 있다. 

이전 21화 세상은 무너지지 않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