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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군 Mar 31. 2021

치유로써의 글쓰기

The elephant in your head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세바시 강연 중 김민식 MBC PD의 강연을 보았다. 주제는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글쓰기’. 김민식 PD는 학창 시절 두 가지 괴로움이 있었다. 하나는 왕따를 당한 것이고, 두 번째는 아버지의 폭력이다. 어찌 보면 아이가 비뚤어질 수 있는 객관적인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비뚤어지기보다는 글을 썼고 자신의 쓴 글을 통해서 치유받았다. 글쓰기를 통해서 괴로움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서울에 있는 대학 진학’이라는 목표를 구체화시켰고, 목표 달성을 위해 자신을 동기화했다. 


괴로운 머릿속은 오랫동안 정리하지 않고 마구 꺼내 입은 옷장과도 같다. 무슨 옷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볼 때마다 괴롭다. 그럴 때는 선반에 있는 옷을 전부 꺼내서 하나하나 개어 넣어야 한다. 어지러운 머릿속 옷장을 정리하는 것이 바로 글쓰기 작업이다. 머릿속의 헝클어진 옷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다 보면 사실 옷들은 생각보다 엉망이지 않고, 입을 옷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어 표현 중에 ‘Let’s talk about the elephant in the room’이라는 표현이 있다. 대화 중 서로가 어려워하는 주제에 대해 얘기할 때 쓰는 표현이라고 한다. 서로 대화를 하지 않으면 거북하기 마련이다. 입 밖으로 꺼내어 대화를 해보면 거북한 코끼리는 귀여운 강아지나 고양이가 될 수도 있다. 글쓰기는 어떻게 보면 자신과의 대화, 상담이다. 자신이 쓴 글을 읽다 보면 ‘내가 이렇게 생각했구나’라는 것이 명확해지고 ‘그건 너무 지나친 생각이구나’라는 자각도 얻게 된다.


다시 김민식 PD의 강연으로 돌아가 보자. 그가 하는 얘기는 다음으로 정리된다.

1. 오늘의 괴로움을 씁니다.

왜, 누가, 무엇이 괴롭혔는지에 대해 적습니다. 

글에게 하소연하며 스스로 치유받을 수 있습니다.


2. 내일을 위한 오늘의 계획과 꿈을 씁니다.

글 쓴 후 며칠 후 다시 읽습니다.

'읽는 나'는 '글 쓴 나'(괴로운 나)에게 계획, 꿈에 대한 조언을 합니다.


3. 오늘 한 나의 노력에 대해 씁니다.

매일 쌓여간 기록을 봤을 때, 자기 스스로 멋지다고 확인할 수 있다. 


진급에 떨어진 후의 소감을 글로 쓴 후에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치유를 위한 오늘의 노력이 내일의 소망에 닿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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