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바르샤바! 이곳에서 만난 카우치서핑 호스트는 중국인 유학생 링유!
헬싱키에서 인생 블루베리파이(덩어리)를 영접하고 난 후,
비슷한 모양의 디저트만 봐도 구매욕이 자극된다.
그런 이유로 바르샤바로 가는 버스를 타기 전 터미널에서 산 이름 모를 덩어리.
안에는 새콤한 과일이 들어있었다.
(식감과 찢어지는 모양은 딱 반건조 고구마 또는 무화과인데 맛은 새콤하다 이거뭘까)
역시 맛있었다. 이런 비쥬얼의 것들은 죄다 맛있는 걸까?
탈린에서의 1박을 마치고 길고 긴 17시간의 버스 여정 끝에 도착한 폴란드.
맑은 공기와 영롱한 새벽빛이 "수고했어! 안녕~?" 하고 말을 거는 것 같았다.
난생처음 보는 핫-핑크색의 구름을 보고는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는 아름다움.
중국에서 폴란드 대학교로 교환 학생을 온 링유는 순수한 영혼을 가진 내 또래 친구였다.
링유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를 살뜰히 챙겨주며 알찬 투어 프로그램도 준비해 줬다.
먼저 올드타운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붉은 벽돌 성벽과 광장을 설명해 주었고,
시청 앞마당에서 열리던 거리 공연을 놓치지 않도록 알려주었다.
이후 우리는 쇼팽의 심장이 있는 성 십자가 성당으로 향했다.
링유는 쇼팽이 파리에서 숨을 거두고 유언에 따라
그의 심장이 바르샤바로 이곳으로 옮겨진 이야기를 차분히 들려주었다.
또, 바르샤바 대학교 캠퍼스 투어에서는
고전적인 네오클래식 양식의 건물과 현대적인 강의동이 어우러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링유는 가는 곳마다 내 전신사진을 찍어주었다.
덕분에 혼자라면 남기기 어려웠을 추억이 앨범 속에 풍성히 쌓였다.
매 끼니는 링유의 정성이 담겨있었다.
점심으로 내가 만든 파스타(..ㅎ)를 제외하곤 링유의 하드캐리였다.
특히 저녁에 만들어준 스테이크는 아주아주 감동적으로 맛있었다.
"링유 너 요리 정말 잘해 알지? 어디서 배운 거야?"
"배운 적은 없어, 근데 내가 해준 걸 맛있게 먹는 친구들이 좋아서 자주 할 뿐이야!"
링유, xiexie!
배낭여행을 떠나기 전 3개월 동안 거의 매일 밤마다 10km씩 러닝을 했다.
이유는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배낭여행을 할 체력을 만드는 것,
두 번째는 여행하는 도시마다 동네 러닝을 하며 분위기를 만끽하겠다는 로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상과는 다르게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러닝을 자주 하지 못했다.
한 손에 꼽을 정도는 되려나.
러시아에서는 도저히 추운 날씨에 뛰지 못했고
근래는 비가 자주 오는 바람에 뛰지 못했다.
오늘은! 드디어! 춥지 않고 비도 오지 않았다!
오랜만에 뛰는 밤거리는 시원했고 낭만적이었다.
평소보다 유난히 오래 뛴 오늘.
야경투어는 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