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째 별, 킁 킁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나는 오늘도 상처를 받는다. 누군가가 툭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나는 방에 틀어박혀 하루 종일 그 생각에 상처를 받는다. 누군가가 툭 치고 간 그 자리엔 파란색 멍만 남아 나의 몸은 온통 상처투성이다. 나도 이런 내가 싫다. 누군가 던진 그 한마디에 끝없이 상처를 받고 뭉툭하던 칼을 나 홀로 갈아 나의 심장을 찌르는 행위에 나는 이미 지쳐있다. 그 사람들을 미워하진 않는다. 다만 별 것 아닌 것에 상처를 받는 내가 미울 뿐이다.
나의 소중한 사람이 그동안 꾸준하게 상처를 받아왔다고 한다. 나는 충격이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내가 너한테 뭘 잘못 했는데? 왜 그렇게 서럽게 우는 거냐며 닦달을 하고 화를 냈다.
내가 말할 때는 보이지 않는 검을 휘두르듯 나의 손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고 그것을 상대방을 향해 휘두른다. 하지만 상대방은 그 검에 찔려 상처를 받고 미안하다는 말도 듣지 못한다. 찔린 사람은 상처에 점점 그 사람을 멀리하기 시작한다. 나를 피하는 듯한 그 사람에 행동에 나 또한 그 사람을 멀리하기 시작한다. 악순환의 고리는 시작된 것이다.
솔직히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사소한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그렇게 상처를 받을 수 있을까. 그렇게 소심해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는 것일까?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미련해 보였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 바꾸니 곧 마음이 달라졌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만의 세상을 안고 살아간다. 나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나의 세상을 망치고 싶지 않아 누군가의 생각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아름다운 세상은 아닌 것 같다.
반대로 그는 다른 이에 말에 자신의 세상에 날씨를 바꿔 버린다. 작은 한 마디에 태풍을 만들고 모든 것을 쓸어버린다. 나에게서 떠난 사소한 말들은 그에게 가면서 점점 커져 거대한 태풍이 된 것이고 그 태풍은 그만의 소중한 세상을 초토화시킨 것이다. 연약하지만 너무 소중한 그만의 세상이 있었다.
내가 잘못을 하지 않았더라도 내가 그 사람을 찌르려고 한 행동이 아니더라도 그 사람이 상처를 입었다면 그것은 잘못된 행동이었던 것이다. 내가 준 것이 그에겐 폭풍이었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
미안한 마음이 감당하기 힘들 만큼 몰려왔다. 조금만 신중했더라면 어땠을까.
“내가 한 말들이 너를 상처주기 위한 말이 아닌 것은 너도 잘 알 거야. 하지만 네가 아팠다면 분명 그 말들은 내가 전부 잘못 한 거야. 내가 어떠한 의미에서 행동을 했건 네가 아팠다면 그건 내 잘못인 거야. 정말 미안했어.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약속은 했지만 내가 언제 또 그를 향해 보이지 않는 칼을 휘두를지는 모를 일이다. 최대한 조심을 하겠지만 언젠가는 그의 심장을 향해 또 한 번의 칼질을 할 것이다. 또 미안하단 말을 하지 않은 채로 그렇게 넘어갈 것이다. 그래도 되도록이면 칼을 휘두르고 싶지 않다.
나는 다짐한다.
나의 눈엔 꽃이지만
너의 눈엔 칼일 수가 있다는 것을.
내 손에 선물이
너에겐 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푸석한 손 위로
너를 위한 꽃 한 송이를 꺾어 잡는다.
붉게 충혈된
눈을 가리고
향을 맡아본다.
쇠 냄새가 나는 꽃인지
진한 꽃 향기가 나는 꽃인지
눈으로 안되면
코로 느끼면 된다.
생각으로 되지 않으면
마음으로 배려하면 될 일이다.
이번엔 진짜 꽃이구나.
네 앞에서 킁킁 거려도 조금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코는 눈만큼 빠르지 못하거든.
킁 킁
2초.
내가 네가 되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