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네 번째 별. 등을 지고 돌아가려는 순간
우연을 위해
현실을 흐려버리는
지독한 병
어쩌면 우연이 아닌
불가능이라는 것에
모든 가능성을 밀어버리는
채울 수 없는 것으로
채우려는
지독한 병.
그대를 생각하면
쓸쓸한 가을날의
드넓은 바다가 떠올라요
끝없는 넓은 품으로
나를 감싸줄 것만 같아요
나는 안을 수가 없는데.
불가능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오늘도 그대를 안아보려
아무도 없는 바다로 가요
더 다가가지 못해
파도 부서지는 언저리에서
그렇게 바라만 봐요
오늘따라 물고기들이 더욱 부럽네요.
병에 걸린 것이 아니야.
그저 드넓은 바다 앞을 매일 찾아갈 뿐이야.
병에 걸린 것이 아니야.
바다가 너무 아름다울 뿐이야.
바다를 등지고
아무렴 사진을 찍어 본들
모두 담을 수 없다는 것에
작아지는 나를 잡아끌고 돌아가는 길이
아플 뿐이야.
내가 작은 것이 아니야
네가 너무 클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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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지고 돌아가려는 지금 이 순간
나를 향한 나의 마지막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