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흔.

마흔 번째 별.

by 김영은



악필이지만 꾹꾹 눌러 적었다.



네 선택도 중요한 지라

지우기 쉬운 연필로

있는 힘 다해 눌러 적었다.



나의 핑계들, 간절히 원하던 손길

너는 망설임 없는 얼굴로

한 순간에 거침없이 지워버리더라.

옆에서 보니

지우는 건 쓰는 것보다는

훨씬 쉬워 보이더라.



그래서 찢어버렸다.



찢겨 버려진 종이 뒤에 있던

아직도 생생한 나의 자국들

보이지 않다가도 조금만 들여다보면

아픈 감정 한 획 한 획 아직까지 선명하더라.



또다시 책상에 앉고 만다.

똑같은 말들 흔적 따라 다시 적는다.

이 책의 종이가 모두 찢길 때 까지는

그만둘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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