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뉴스 리뷰 [스포일러 X]

by 영화보는소

영화 <굿뉴스>는 강렬한 주제의식에 걸맞은 소재, 블랙 코미디의 장르까지 적절히 융합한 오랜만에 본 최신 수작 한국 영화다. 이 영화의 소재는 일본항공 351편 공중 납치 사건이다. 일본 공산당 추종 학생들이 일본항공 비행기에 침투해 평양으로 가라 협박하고, 따라서 한국의 김포를 평양으로 꾸미려 한 사건이다. 사건 자체도 굉장히 유명해 나도 익히 알고 있었다. 이 소재가 좋은 이유는 한국을 평양으로 바꾸어 속이려는 이념의 아이러니 속 코미디 요소가 잔재하기 때문이다. <굿뉴스>는 그 소재를 블랙코미디에 잘 섞어 내었다.


이 영화의 주제의식은 아주 강렬히 나타나 있다. 겉으로만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 시작하자마자 달과 관련된 명언을 내세우며 주제의식을 드러낸다. 이에 알맞은 캐릭터 ‘아무개’가 나온다. 설경구 배우가 연기한 주연 캐릭터인데, 국가의 중요한 임무를 맡지만 그 업적과 사실은 아무도 모르기에 이름조차 아무개이다. 물론 실존 캐릭터는 아니다. 이 캐릭터 자체가 영화의 주제의식과 딱 맞아떨어지는 캐릭터였다.


아무개라는 캐릭터는 특유의 익살맞는 표정, 연기와 더불어 어마 무시한 잔뇌와 은근의 카리스마까지 겸비한 캐릭터다. 일 처리는 완벽하고 무결하지만 그 인간 내면에서 왠지 모를 아픔이 공존할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이 느낌을 자아내는 데에는 설경구 배우의 미친 연기력도 한몫하였다.


아무개라는 캐릭터와 다르게 서고명이라는 인물은 이름부터 성공을 간절히 염원하는 캐릭터다. 높을 고, 이름 명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명성이 널리 떨쳐지기 위해 김포를 평양으로 만들자는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캐릭터 설정이 좋기 때문인지 서고명이 아무개와 만나면서 펼쳐지는 앙상블도 대단하다.


이 영화는 캐릭터뿐만 아니라 사건 자체도 정말 흥미롭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겉으로만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정말 잘 나타내는 사건이다. 김포를 평양으로 바꾸었으니 말이다. 그러면서 이념 문제도 생각하게 해준다. 과연 자본주의가 공산주의와 완전히 반대고 공산주의가 자본주의와 완전히 반대인가. 이념은 단순히 겉으로만 보이고 대중을 속이려는 존재만으로 사용되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까지 던져준다.


<굿뉴스>는 영화 <길복순>과 다르게 과하지 않다. <길복순>은 너무 많은 걸 담으려다 보니 과한 느낌과 완결도가 낮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굿뉴스>는 정말 깔끔하게 영화가 완결된다. 물론 이 영화의 스타일은 의도적으로 과하다. 스타일을 의도적으로 과하게 만든 점이랑, 의도하지 않았는데 영화의 주제, 사건, 인물이 너무 과해져 관객이 받아들이기 힘든 점은 아예 다르다.


이 영화는 정말 잘 만들어진 수작이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도 있다. 이 영화 특유의 과한 스타일이 관객이 몰입해야 할 부분까지 건드린다는 점이다. 이는 호불호의 영역일 수도 있다. 나는 대체적으로 호였지만, 가끔씩은 이 상황에서 이렇게까지 가는 건 조금 몰입이 깨진다는 부분이 가끔씩 있었다.


근 한 달간 너무 재밌는 블랙코미디 영화 세 편을 봤다. <어쩔수가없다> 부터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굿뉴스>까지. 이렇게 완성도가 좋은 블랙코미디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에 너무 기쁘다. 특히 이 세 영화는 결말에서 드러나는 주제의식도 너무 좋기에 꼭 한 번씩 보는 걸 추천한다.


<굿뉴스>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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