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uDu Jan 13. 2019

#59. 좋은 엄마, 좋은 아내가 되는 게 내 꿈이야




즐겨봤던 드라마인 <쌈 마이웨이>

그 누구보다 사랑의 열병을 앓고 사회에 부딪히며 열심히 살아가는 청춘남녀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공감되어 함께 웃고 울었던 드라마다. 그 드라마 중에 유독 아픈 손가락처럼 마음이 갔던 역할이 설희. 남들처럼 당차 지도 않고, 자기 목소리를 내며 싸워 이기기보단 배려하는 것에 길들여져 있는 애잔했던 캐릭터였다. 남자 친구에게 목숨 거는 설희에게 친한 친구인 애라는 꿈도 찾아보고 자기 계발도 해보라고 말했다. 그런 애라에게 자기도 꿈이 있다고 말하는 설희의 장면이 드라마가 끝나고 한참이 지난 지금도 머릿속에 떠나지 않고 남아있다. 


“나 꿈 있어. 나도 조용히 내 꿈 꾸고 있었다고... 

엄마, 내 꿈은 엄마야. 좋은 엄마, 좋은 아내 되는 게 내 꿈이야”


어렸을 때부터 꾸었던 꿈. 그 꿈은 바로 엄마. 다들 자신을 위해 자기 계발하니 나 하나쯤은 가족을 위해 살아도 되지 않겠냐고 말하는 설희에 말에 한동안 드라마에 집중하지 못한 채 멍하니 있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우리는 어렸을 적부터 커서 뭐가 될 거야 라는 타이틀 위주에 외형적인 결과물에 길들여졌을 뿐, 정작 어떤 일을 해야 내가 행복하고 즐거워하는지 나를 진지하게 살피고 관찰하며 들여다보는 일에는 뒷전이었다.


아직 ‘엄마’를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한 생명의 인격을 만드는 일, 한 가족의 큰 살림을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일, 그 일이 얼마나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일인지 간접적으로나마 조금씩 실감하고 있다. 몇몇 친구들은 아이 엄마가 되어 처음 겪어보는 ‘엄마’라는 이름에 갖은 희로애락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데, 모두 다 하는 말이 “와, 이걸 우리 엄마는 어떻게 했는지 몰라”


경쟁이 치열한 우리나라 사회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자식의 생각이나 판단보단 부모끼리의 경쟁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임대 아파트나 주택에 사는 아이들과는 놀지도 않는다는 이야기를 TV를 통해 들은 적이 있다. 조금은 과장됐을 수도, 어쩌면 진짜 맞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생각을 심어놓은 건 아무래도 어른들의 잘못이 크지 않지 싶다. 


이 세상 모든 꿈나무들이 물질만능주의에 길들여진, 돈이 권력이고 돈 앞에 사람 없는 것이 아니라 정말 인간답게, 자신의 행복한 인생을 꾸려나갈 수 있는 인격이 탑재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관점에서 설희의 꿈이 너무나 절실하게 이 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58. 비슷한 인생을 살고 싶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