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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태 Apr 06. 2019

언젠가 우리가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행복해지기 위한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하루 중 행복한 일을 하나 꺼내어 내는 겁니다. 혼자면 어색하고 금방 포기할 거 같아 여럿이 모여하기로 했습니다. 매일매일 메신저를 통해 그날 본인이 행복했던 일을 ‘툭’ 던지면 그걸로 끝입니다. 거기에 별다른 대답이나 말을 이어가지는 않습니다.  


 커피가 맛있어서, 알람 소리에 한 번에 일어날 수 있어서, 햇살이 밝아서, 치러야 할 물건 값이 100원 단위로 떨어졌는데 마침 100원이 있어 거스름돈을 받지 않아도 돼서, 컨디션이 좋아서, 이야기할 수 있어서, 금요일이라서, 친구와 영화를 보러 갈 수 있어서, 그렇게 사소한 거 하나씩, 작지만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을 함께 말하고 있습니다. 행복하다 말할 수 있어 행복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넉넉한 힘듦 속에 우리는 많은 것들을 잊어버리고 무심히 지나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소한 불행에는 죽지 않지만 사소한 행복조차 없으면 우린 죽고 맙니다.’


 이 말은 제가 좋아하는 시인이 남긴 말입니다.


 좋아하는 식당이 있습니다. 이제는 날이 많이 풀려 난로를 틀어놓지 않지만 추운 날에는 식당 가운데 석유난로가 항상 틀어져 있습니다. 난로 위에는 주전자가 올려져 있고 손님이 오면 따뜻하게 데운 물을 건네줍니다. 햇살 좋은 날에 가면 식물들의 잎이 햇살에 부딪혀 반짝이 있습니다. 난로의 온기와 햇빛의 온기, 그리고 따뜻한 물, 한적한 시간에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저는 행복을 느끼곤 합니다. 정갈하게 나오는 밥을 먹고 든든해진 배로 다시 세상을 마주하는 순간에도 저는 잠시나마 행복을 느끼곤 합니다. 


 행복해지기 위한 연습을 하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행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원래 우리는 행복한데 무엇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건지 생각하게 됩니다. 불행한 우리가 다른 사람들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각자가 느끼는 행복은 다르겠지만 저의 행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당신의 행복도 저와 다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따스한  한 끼 먹으며, 빠르    하지   누군가를 짓밟지  나아갈  있다고 믿습니다 


 언젠가 우리가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괜찮다면 제가 행복을 느끼는 곳에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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