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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태 Mar 02. 2019

밥을 짓는 마음으로

 밥을 지으며 살아갑니다. 산다는 게 밥을 짓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생각합니다, 매일매일 밥을 짓지만 그 밥을 혼자 먹을 때도 있고 누군가와 같이 먹을 때도 있습니다. 밥을 지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밥을 짓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누군가를 위해 밥을 지어 본 사람 말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짓는 밥은 밥솥에서 뜨거운 증기가 올라올 때, 그러니까 밥 냄새가 가득 퍼지기 시작할 때부터 다릅니다. 혼자 먹기 위해 짓는 밥은 어딘가 어설프고 대충이기 마련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밥을 지을 때, 그때가 밥이 밥 다워 지는 것 같습니다


 혼자 살기 시작한 후로 집에 사람들을 초대하는 게 좋아졌습니다. 오기로 한 시간에 맞추어 밥을 짓고 재료를 손질하고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순간이 좋아졌습니다. 사람들을 불러 밥을 먹이고 사람들이 돌아가면 다시 홀로 남아 그릇을 씻는 순간은 외롭게 다가오지만 같이 밥을 먹는 그 순간이 좋았기에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집을 나오고 난 후 어머니께서 밥은 먹었냐는 연락을 자주 해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오는 그 연락이 귀찮고 조금 짜증이 났지만 이제는 왜 그러시는지 알 것만 같습니다.

  

 밥을 짓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어떨까 합니다. 어쩌면 세상의 많은 아픈 부분들은  이것만으로도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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