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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현 Jan 13. 2023

전방위 기업혁신, 역량혁신 영역

08. 전방위(360도) 기업혁신, 개요

역량혁신의 의미

   역량혁신은 4 W1 H 모형의 5가지 영역 중에서 ‘who’ 즉, 기업이 소비자/고객에게 제공할 ‘가치제안을 누가(또는 무엇으로)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작업이다. 역량(力量, capability)은 개인이나 기업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으로 자원(resource)과 기량(技倆, skill)을 포함한다. ‘자원’은 생산활동에 쓰일 수 있는 천연자원이나 인공자원을 가리킨다. 자원은 구체적으로 물적, 지적, 인적, 금전적 자산 또는 형태에 따라 장비, 설비, 자재, 원료 등 물적 자산 등 유형 자산과 기술, 데이터/지식, 소프트웨어(SW), 브랜드 등 무형 자산으로 나눌 수 있다. ‘기량’은 지식을 바탕으로 무언가를 실행하는 표현력, 의사소통 능력, 관리 능력, 문제해결 능력, 기계조작 능력, 시스템 개발 능력 등을 가리킨다. 

   역량혁신은 보유 자원 또는 기량을 향상하거나 높은 가치를 가진 새로운 자원 또는 기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역량은 기업 내부에 축적할 수도 있고 외부에 두고 필요할 때 연결, 활용할 수도 있다. 역량혁신 결과는 가치사슬로 연결된 상품혁신이나 유통혁신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면, 초격차를 가진 신기술은 상품혁신의 원동력이 되고 우수 인재가 확보되면 상품혁신, 운영혁신, 유통혁신 등의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기업경쟁력의 원천 변화

   핵심역량(Core competency)은 자원이나 기량 중에서 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역량을 가리킨다. 기업경쟁력의 원천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대표적 이론으로 산업조직론과 자원기반론을 들 수 있다. 산업조직론은 마이클 포터가 1979년 HBR에 발표한 논문에서 제시한 Five-force model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모델에 의하면 (산업 내) 경쟁자, 구매자(의 협상력), 공급자(의 협상력), 대체재(의 위협), 신규진입자(의 위협) 등 ‘5가지 힘’이 만드는 산업구조 변화가 플레이어들의 대응을 유발하고 그에 따라 기업의 성과와 경쟁력이 결정된다. 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환경 분석을 통해 매력도와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을 발굴하고 경쟁자의 진입을 막는 식의 전략을 구사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자원기반 관점(RBV: Resource-Based View) 이론은 1980~1990년대에 발전한 것으로 ‘기업경쟁력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거나 확보할 수 있는 자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기업경쟁력을 구성하는 요소는 1990년대 이후 기술 발전이나 시장/소비자 변화 등에 따라 과거와는 달라진 특성을 갖게 되었다. 예를 들면, 특정 산업(예: 자동차, 섬유) 내에서 축적, 발전되어 외부 기업에게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던 전유(專有) 기술의 가치가 줄어들었다. 전통 산업간 경계는 모호하거나 낮아지고 새로운 산업(예: 스마트 모빌리티)이 등장하면서 아예 사라지고 있다. 물적/유형 자산보다 지적/무형 자산의 (부가)가치가 더 커졌다. 소비자들은 소유하기보다는 활용 또는 경험하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대학/연구소 중심의 기술혁신 못지않게 사용자/소비자 관점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중시되고 있다. 그에 따라 혁신생태계는 개방되고 외연이 확장되고 있다. 기업의 핵심 자산 중 하나인 인력(운영)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새로이 요구되는 기량을 갖춘 핵심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한편, 인공지능(AI), 로봇/드론, VR/AR 등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인력의 도입, 활용은 늘어나고 있다. 

   전통적 산업조직론이나 자원기반론은 오늘날 기업경쟁력을 설명하기에는 제한적이다. 산업조직론의 전제인 ‘산업’ 내에서의 포지셔닝 보다 ‘시장’에서 소비자/고객과의 상호작용이 기업경쟁력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시대가 되었다. 또한, 자원기반론의 근간인 ‘자원’은 유형별 중요도가 달라졌고 내부에 보유하는 것보다 내/외부 자원을 효율적, 효과적으로 연결-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여러 가지 역량혁신 방안

   기업이 역량을 확보-유지하는 방식은 내/외부 여건 변화에 따라 계속 진화해 왔다. 과거 모든 역량을 내부에서 개발하던 것이 기술이나 제품/서비스의 복잡성이 커짐에 따라 외부 도입 비중이 점차 늘어났다. 인수합병(M&A) 또는 획득개발(A&D: Acquire & Develop)이 늘어나고 제조업에서는 ‘공장 없는 제조’도 확산되었다. 2000년대 이후 내부 역량과 외부 역량을 연결하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 확산하였다. 최근에는 공유경제 개념에 따라 핵심역량을 여러 기업이 공동활용 하거나 공유하는 사례도 등장했고 핵심역량을 재정의해서 다른 기업/사업으로 전환하거나 매각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액센추어(2017)는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역량은 종래의 개발(Build), 도입(Buy), 나아가 연결(Partner)하는 것 외에 투자(Invest)육성(Incubate)을 통해 확보해야 한다고 하였다. 

   ‘개발’은 필요한 모든 역량을 내부에서 만드는 것이다. 이는 시간/비용 투자와 실패 위험 가능성 등을 감당해야 하지만 결과물을 제약 없이 사용/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도입’은 필요한 역량을 대가를 지불하고 외부에서 구매하거나 일정 기간 사용료를 지불하고 빌려서 이용하는 것이다. 역량을 전적으로 외부에서 도입할 경우, 내부 역량이 축적되지 않고 상대적으로 고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 단점이지만, 필요한 역량을 단기간 내에 확보해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연결’은 필요한 역량을 내부와 외부에서 확보해서 단방향 또는 양방향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연결은 개발이나 도입과 달리 필요한 역량을, 필요한 기간 동안 융통성 있게 활용할 수 있지만, 가용성/접근성이나 신뢰성이 낮으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투자’나 ‘육성’은 기업 내부 또는 외부 스타트업을 포함한 타 기업에 자금을 투자하거나 기술/경영 측면의 사업화 역량을 육성하는 것이다.   


역량혁신 전략 모델링

   전방위 기업혁신에서 역량혁신 전략은 (자체) 개발, (외부) 도입, (내/외부) 연결, (역량의) 공동활용/공유, (역량의) 재정립 등으로 유형화한다. 공동활용 또는 공유(sharing)는 필요한 역량을 외부 파트너와 함께 확보하거나 함께 이용하는 것이다. 실험장비, 자재/완제품 창고, R&D 인력 등을 파트너와 공동 확보-활용하고 기업군/그룹에 속한 회사들이 상호 투자를 통해 수익이나 손실을 공유하는 것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공동활용/공유’ 방식은 핵심역량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나 노력, 위험 등을 여럿이 나눠 가질 수 있으나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혁신이 지연될 수도 있다. 재정립(redefine)은 기업이 보유한 역량 중에서 가치가 떨어졌거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을 때 그 역량을 처분(delete), 분할(divide), 용도 전환(replace or transform), 보완 재사용(reuse)하는 것이다. 보유 장비/시설을 매각하거나 인력을 감원하고 독립된 사업체로 분사(分社)하는 것, 보유 역량을 타 기업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가상(기업)화하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 

   결국 역량혁신 전략은 역량 확보-운영 방안에 따라 ‘C1. 내부 역량 개발’, ‘C2. 외부 역량 도입’, ‘C3. 내/외부 역량 연결’, ‘C4. 핵심역량 공동활용’, ‘C5. 핵심역량 재정립’ 등으로 구분한다. C1~C5 전략은 반드시 순차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전략인 것도 아니고 후자가 전자보다 더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의미도 아니다. 상황에 따라 병행할 수도 있고 C5나 C4에 치중할 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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