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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kbo Mar 05. 2021

이상형은 좋은 사람으로 하겠습니다

이상형은 좋은 사람으로 하겠습니다. 어제 술을 마셨거든요. 뭔 상관인가 싶지만 어쨌든 어제 방에 들어와서 이 생각을 했어요.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럴듯한 말을 찾다가 결국엔 좋은 사람이 좋다는 뻔하디 뻔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죠. 그러다 보면 뒤따르는 것은 항상 좋은 사람을 좇을 만큼 나 자신이 좋은 사람인가에 대한 물음입니다.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거든요. 좋은 사람이라는 말은 가끔 들어봤지만, 스스로 내가 좋은 사람인 이유를 하나 이상 찾지 못했습니다. 저는 자기중심적이라 대부분의 시간을 이기적으로 삽니다. 겁쟁이인데다가 방어적인 사람이라 무언가를 표현하는 데에도 많이 서툴러요. 그 사람들은 속았던 거죠. 나라는 사람은 가끔 착하고 가끔 이타적이며 가끔 생각이 깊습니다. 제가 무언가 흔적을 남기는 시간대는 보통 이때입니다. 아주 가끔이죠.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타자기로 내 글을 쓰냐고 언젠가 물었었죠. 글쎄, 그래본 적은 없네요. 저는 표현에 서툴러서요. 그래도 저는 당신에게 편지를 써보고 싶습니다. 그래도 좋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은 해야겠죠. 적어도 척은 하겠습니다. 좋은 일을 할게요. 내가 하는 좋은 일은 내일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잊혀지겠지만, 그래도 좋은 일을 하겠습니다. 누군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라고 했었는데. 저도 좋아하게 되었어요. 최선을 다해 잊다가, 잠에 들기 직전에야 ‘어쩌면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일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확실하지는 않죠. 내가 속은 걸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이상형은 좋은 사람으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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