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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kbo Mar 27. 2022

일기

2020.06.16

실수로 많이 넣은 섬유유연제 냄새가 밴 옷을 입었고, 라이너스의 담요가 된 데상트 저지를 걸쳤다. 쓰던 글은 마음에 안 들어서 싹 다 지워버렸고, 성실함을 걷기에만 사용했던 유럽 기분을 내고 싶어서 트루아 교환학생 생활 내내 신고 다니던 낡은 신발을 오랜만에 꺼내 신었다. 두통과 담을 떨치지 못했지만, 다가오는 걱정들과 자책, 부담들은 잠시 덜어두고 누군가 나를 위해 책을 골라준 고마운 마음을 담았다. 카페에서 읽어볼까 했지만 아직은 친해지지 못한 커피, 우중충한 날씨, 그리고 남은 빨래와 더러운 화장실이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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