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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릴 때는 봄을 좋아했어. 적당히 거리가 있는 햇볕의 온기를 좋아했지. 초등학생 때 등교를 할 때면 산 중턱에 있는 학교 덕에 거의 등산을 했었는데, 항상 오르막길이었어. 그렇게 걷다 보면 아파트 사이사이로 해가 보였다가 안 보였다가, 따스했다가 그러지 않았다가 했는데, 마치 계절 같았지.
차를 타고 해변을 지날 때는 정말 황홀했어. 푸른 바다에 새하얀 태양이 풍경 소리를 내며 비치고 있었고, 아지랑이가 피어올라 정말 하나의 생명 같았어. 지는 해에 봉숭아물 든 채 지나가는 구름에 잠깐 내리면 모래사장에서는 꼭 고둥 껍데기를 찾았어. 바로 눈앞에 있는데도 귀에 대고 속삭이는 바닷소리가 듣고 싶었나 봐. 그렇게 해변을 걷고 있노라면 따스한 햇볕 밑에서 봄날 속 나의 생명을 느끼곤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