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ukbo Apr 18. 2023

thaw

:3

나는 그래서 내가 태어난 달이 좋았어. 겨울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그래도 최대한 겨울을 많이 겪으라는 배려 같았거든. 그리고 나는 항상 겨울 바다에 머물렀겠지.


너는 어떻게 3월에 태어났을까. 봄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최대한 봄을 많이 누리라는 선물 같아서. 너는 정말 봄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야. 내리 쐬는 햇빛이 아닌, 적당히 거리가 있는 햇볕의 온기. 웃을 때 살짝 고개가 뒤로 젖히며 크게 벌어지는 입술, 안을 때마다 품에 푹 담기는 얼굴, 나의 검푸름마저도 너의 푸른색으로 봐주는 모습. 겨울 바다에 놓인 모닥불. 그늘마저도 따뜻한 온기를 품게 하는 햇볕을 만났을 때 나는 넋을 잃었어. 알고 있어?


너의 생일을 3번째 함께 했어. 봄을 3 보냈다는 뜻이야. 나는 이제 봄의 생기가 나를 끌어올리는 것이 싫지 않아. 겨울에 있다가도, 너와 함께 있을 때는 다사로운 환경에 속하고, 늦게  꽃의 외로움마저 느끼지. 마치 계절 같았어. 나는 덕분에 다른 온도느낄  있게 되었고, 따스함의 반대말이 차가움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고, 조금  다채로운 사람이 되었어.


thaw: (초봄에) 눈이 녹다.

작가의 이전글 thaw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