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편 - 스파이 패밀리

by 덕후감

제목 : 스파이 패밀리(SPY x FAMILY)

연출 : 후루하시 카즈히로

출연 : 에구치 타쿠야, 타네자키 아츠미, 하야미 사오리

원작 : 만화 스파이 패밀리 / 작가 엔도 타츠야

줄거리 : 스파이 남자, 킬러 여자, 마음을 읽는

초능력자 소녀가 위장 가족이 되어 펼치는

홈 코미디 애니메이션


[감상문]


우리는 언제든 전쟁이 터질 위험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건 이 애니메이션 <<스파이 패밀리>> 또한 마찬가지다. 애초에 스파이인 로이드가 요르, 아냐, 본드와 가족이 될 수 있었던 것 또한 전쟁의 위험이 벌어지지 않도록 고위층과 접촉하기 위한 비밀 작전에서 시작된 것이다.

스파이 패밀리를 보다 보면, 전쟁을 겪어본 사람들만이 아는 고통을 느끼게 된다.

특히 로이드와 로이드의 상사인 핸들러 역시 전쟁을 겪어본 이들이고, 아냐와 본드는 그로 인한 생체실험에서의 피해자이며, 요르 또한 그 전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로이드와 핸들러가 스파이가 된 이유는 전쟁의 참혹함을 알기에 아이들이 전쟁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전쟁을 해야 한다며 날뛰는 폭도들이 있다. 그 폭도들은 바로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대학생 청년들이었다. 자신들이 일으킨 문제로 죽게 될 사람들을 희생자가 아닌 "애국자"라 칭하고, 스파이들을 "돼지"라고 칭하는 부분에서 인간으로서의 면모나 도덕성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대체 누가 얼마나 선전을 하고 세뇌를 시켰으면, 전쟁을 막기 위해 몸을 내던진 사람들을 짐승으로 취급하고, 일반 사람들이 일에 휘말려 죽는 것마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할 수 있었던 건지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런 대학생들에게 말하는 핸들러 또한 전쟁의 피해자였기에 그녀가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나를 압도했다.

"너희들은 사람을 죽여본 적 있나?"가 첫 마디였다.

"누군가에게 죽어본 적은? 포격으로 손발이 날아간 적은?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를 들어본 적은? 썩어가는 살냄새를 맡아본 적은?"

갈수록 나도 그 학생들과 함께 그녀의 말에 마음이 동요하며 전쟁의 참혹함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바로 눈앞에서 부모, 형제가 무너지는 집에 깔리는 걸 본 적은? 연인의 살점이 벽에 달라붙어있는 걸 본 적은? 굶주린 끝에 나무껍질까지 칼로 벗겨먹어 본 적은? 사람 고기를 솥에 넣어 삶아본 적은?"

핸들러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말을 잃어갔다. 지금도 이어지고 있을 누군가의 고통이라고 생각하니, 잘 살아가고 있는 내가 부끄럽게만 느껴졌다. 전쟁이 잠시 휴식을 맺었을 뿐, 누구도 종결 짓지 않았음에도 안전불감증으로 전쟁은 나와 먼 얘기라고 치부하며 살아온 게 수치스러웠다.

"적의 인간성을 부정하고, 죽고, 죽이고, 그런데도 귀환 후에 마음이 심하게 병 들어 후회와 치욕으로 눈물 지으며 구역질을 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자를 가까이서 본 적은?"

전쟁이란 가진 자들만이 살아남고,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죽음에 내몰리는 형국이다. 사람을 죽인 사람도, 그걸 본 사람도, 그 손에 죽은 사람까지도 모두가 전쟁의 피해자인 것이다.

이를 잊지 않고 우리도 누군가의 로이드와 핸들러가 되어 전쟁을 평화로 바꾸기 위해 살아가야 한다는 게 스파이 패밀리의 배경이 전하는 메시지로 느껴졌다.

어린 아냐도 아빠인 로이드와 엄마인 요르를 지키기 위해 본드와 함께 분투하듯, 우리도 우리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스파이 패밀리가 말하고 싶은 사랑이자, 인간이란 존재 같다.

[감상시]

우산

사람에게 버려진,

찢겨진 우산 하나.

그 우산 아래에

싹이 하나 돋았다.

눈비가 내려도

우산은 버텨냈다.

바람에 흔들려도

싹은 곧게 자랐다.

사람에게 버려진,

찢겨진 우산 하나.

그 아래의 싹은

봄날의 꽃이 되었다.

찢어진 우산은

자라난 꽃을 감쌌다.

누군가가 꽃을

꺾지 못하게 막았다.

바람에 날려간,

우산의 자리 아래.

꽃은 누구보다도

아름답게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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