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극복기 (1)

by DULEEJH

직장 생활 5년 차에 나는 심각한 우울증을 경험했다.

모든 걸 포기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심각했다.

우울증 진단을 받기까지 한 달 정도 걸리면서 증상을 더욱 악화시켰던 점도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은 우울증이라는 병이 흔하게 사용하는 단어지만 20년 전에는 우울증에 대해서 잘 몰랐다.

또한 남에게 알리기보단 숨기는 병이었다.


몸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건 며칠 동안 잠을 못 잤다.

몸이 너무 피곤해서 잠을 자고 싶은데 내 몸은 잠을 재워주지 않았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뜬 눈으로 사흘 정도를 보내다가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새벽에 응급실에 찾아가 잠 좀 재워달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다음 날부터 원인을 알기 위해서 병원 진료를 시작했다.

그때 당시에 위장 장애가 심해서 위장약을 복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과를 찾아가 원인파악을 위해서 검사를 진행했지만 내과적인 소견에는 이상이 없었다.

내과 의사 선생님이 신경외과로 가서 검사해 보라고 했다.

신경외과를 찾아가 검사를 진행하고 나서 의사 선생님이 나에게 했던 말이 기억난다.

혹시 죽고 싶은 생각이 드시나요?

나는 이렇게 대답했던 걸로 기억한다.

아니요.. 몸은 힘들지만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

신경외과 전문의는 나에게 약만 처방하고 다음 주에 오라고만 하고 특별한 병명을 말해주지 않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당시 신경정신과를 찾아간 게 의사의 추천이 아닌 회사 동료의 추천으로 찾아갔기 때문이다.

회사 동료의 매형이 신경정신과 전문의였기 때문이다.

나의 소식을 접하고 동료가 찾아와서 가보라고 했다.


지금은 정신건강의학과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지만, 그때는 신경정신과라고 불러졌었다.

상담하면서 의사 선생님이 나에게 했던 말은 왜 이리 늦게 왔냐고 그러는데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내가 여기까지 오는데 누구도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었고, 이렇게 오기까지 한 달 이상을 걸릴 줄은 몰랐다.


너무 힘들도 지쳐있어서

의사 선생님께 우선은 무조건 잠만이라도 편하게 재워달고 했던 기억이 난다.

우울증 약을 먹는 분이면 아시겠지만, 정말 심한 정신적인 고통을 겪으면서 이겨내야만 한다.


지난 일이지만, 그때 아버지께서 나에게 산에 가보자고 하셨고,

운전하기 힘들어 버스를 타고 가까운 산에 억지로 올라간 기억이 있다.

버스에서 내 모습을 보고 아버지께서 집에 돌아와서 우셨다고 한다.

그렇게 명랑하고 자랑스럽던 아들이 얼굴에 표정하나 없이 그냥 삶을 다 산거 마냥 말 없이 침울해 있었다고..


그때 당시에 우울증으로 인해 나는 아무런 감정이 없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약을 먹으면서 정신적, 육체적인 후유증은 엄청났다.

겪어보지 못한 분은 절대 이해하지 못하고 함부로 말해서는 안되는 병이다.

약으로 인해서 억지로 잠을 재워주긴 하지만, 깨어있는 동안에는 정신적인 우울감과 육체적인 공황장애까지 같이 몰려왔다.

내 몸은 무서운 호랑이를 만난 상태로 계속 유지되고 있었기에 그냥 나를 잡아먹으세요! 하는 심정으로 지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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