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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사의 시 Mar 09. 2023

나만의 속도

괜찮지가 않은 지금-

한동안은 모르고 살았던 불안이 또다시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심한 증상은 아니지만 여전히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다.
너무 오랜만이라서 마음을 다스리는 나만의 방법을 잊어먹어서 불안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인생 참 고달프게 산다, 진짜.

누가 들으면 (비) 웃을 수도 있겠지만 모든 일과 상황은 어쩔 수 없이 상대적인 것 아니겠는가?

그저 순응하며 그저 살아지니 그저 살아가는 인생임에도
'그저'만은 살아지지 않으니 참 난감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급격하게 거칠어진다, 몸도 마음도 그리고 입도.

자기반성을 할 겨를도 없이 산다. 그동안 읽은 책만도 수두룩인데 지금의 나는 그 많은 책들 속에서 얻은 것이 하나 없이 말짱 도루묵 같은 인생을 산다. 우리 엄마는 겨우 고작 열 권 남짓의 책을 읽고도 삶의 지혜를 얻었다 하는데 나는 수두룩한 책을 읽고도 점점 거칠어만 지니 그 많은 시간이 아깝고 돈이 아까우며 심지어는 인생이 안타깝기까지 하다.



안다. 그래도 된다는 걸. 하지만 그럴만한 명분이 없다.
나는 아직 전진하지 못하였다.

사람의 눈은 정면을 향하여도 인생의 눈은 퍽이나 뒤에 있어 열심히 앞으로 걷는 듯하여도 결국은 뒷걸음질이라는 상황이 참 난감하다.

좋은 글귀 또는 좋은 말들을 눈이 닳도록 읽고 귀가 닳도록 들어도 결론은 늘 하나로 귀결 된다.

이 인생 참 답 없다.

나보다 오래 산 우리 엄마는 40년을 넘게 함께 살아온 딸내미의 기생을 경험하며 그저 답 없다 하고,

우리 엄마보다 훨씬 오래 사시는 우리 할머니는 나이가 꽉 찬 손녀딸이 여적 혼자인 모습에 그저 답 없다 하신다.


답 없는 인생, 이제 재미까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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