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에 눈이 떠진다. 리스본을 떠나 포르투로 가는 날이라 조금은 긴장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아시안 식품점에서 사다 놓았던 마지막 남은 컵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짐을 다시 정리하고, 씻고-
숙소 정리를 하고, 리스본의 숙소를 나온 시간은 10시 10분이었다.
11시 39분 포르투행 기차를 타야 하는데 조금 서둘렀던 것 같다. 짐을 가지고 이동을 하는 날은 짐이 너무 무거운 관계로 어쩔 수 없이 우버 택시를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우버 택시를 부르고 얼마 후 택시가 도착했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콜택시 시스템이 참 편리하다.
이번에 여행을 하면서 느낀 거지만 지금은 여행 정말 편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서 너무 좋다. 10년 전 내가 첫 장기 유럽여행을 할 때까지만 해도 콜택시 시스템도 없었고, 카드 사용보다는 현금 위주였으며, 무엇보다 구글 지도가 아닌 종이 지도를 들고 여행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작은 핸드폰 속 구글 지도만으로도 길을 잃지 않고 정확하게 찾으니 감개가 무량하기만 하다. 지하철, 버스, 기차, 도보 등 모든 이동수단을 찾아주며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도 정확하게 알려주니 고놈 참 기특하고 귀하다. 그래서 모바일데이터가 먹통이 될까 봐 걱정을 한다.
차에 짐을 싣고 리스본 오리엔트 기차역으로 간다.
오전 11시 39분 최종 종착지가 기마랑이스(GUIMARAES)인 CI(CP기차의 일종)기차를 타야한다.
기차 연착을 생각했는데 정시에 도착한 기차가 정시에 출발을 한다. 무거운 짐가방을 이기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다. 난감한 상황들도 잘 헤쳐나가는 중이다.
3시간 15분의 기차여행이 시작되었다. 엄마와 친구에게 연락을 하고, 책을 꺼내서 읽는다. 여행 중에는 읽지도 않는 책이 이런 자투리 시간에 읽힌다. 시간이 지날수록 졸리기 시작하지만 잠들지 않으려고 정신력으로 버틴다. 혹시나 나의 짐가방이 사라지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 때문이었다.
오후 14시 53분. 정시에 포르투에 도착을 했다. 포르투 캄파냐역을 빠져나와 또 한 번 우버 택시를 부른다. 덕분에 숙소까지 편하게 왔다.
숙소 건물의 문을 열지 못해 쩔쩔매다 오후 4시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시간이 지나니 문이 열린다. 이건 진짜 이상한 시스템이긴 하다.
숙소가 위치는 정말 좋은 것 같다. 포르투가 본래 도보로 다 돌아볼 수 있는 여행지라고 하는데 지금 숙소 위치가 좋아서 어디로든 멀지 않게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포르투 관광의 중심지역에 위치하고 있다보니 늦은 밤에도 시끄럽다는 거다. 특히 오늘 단체로 검은 옷을 입은 학생으로 보이는 무리들이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소리를 지르고 노래를 부른다. 당최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없지만 방음이 되지 않아 너무 시끄럽다.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간편하게 포르투 거리를 둘러보러 나간다. 이동하는 것 밖에는 한 일이 없어도 짐을 끌고 다니는 일은 몇 배로 힘든 일이라 피곤이 밀려오지만 오늘 하루가 끝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포르투 거리로 나가 본다.
상 벤투역으로 간다. 포르투 인근 도시들을 가려면 상 벤투역을 자주 이용을 해야 하기 때문에 위치와 숙소에서 가는 길도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도착한 상 벤투역은 기차가 드나드는 역이라기보다는 그저 관광지 느낌이 났다. 단체 투어를 하는 사람들이 역 안 곳곳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사진을 찍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차를 타기 위한 사람들보다 역을 관광하기 위한 사람들이 더 많았다.
역 내부의 아줄레주가 그렇게나 유명하기 때문이 이유긴 하지만-
상 벤투역을 나와 숙소 인근 슈퍼에 들러 물과 음료, 빵을 좀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본격적인 포르투 투어는 내일부터 하기로 하고 내가 걸어야 할 코스들을 확인한다.
시간은 저녁 20시가 넘어가고 있었고, 동 루이스 1세 다리의 노을을 보고 싶어 다시 걸었다. 오늘 포르투의 날씨가 좋지 않아서 노을은 제대로 보지 못하고 동 루이스 1세 다리 위에서 점점 어두워져서 불을 밝히는 포르투의 모습을 보고 돌아왔다.
리스본에서 9일을 보냈다고 포르투는 그래도 많이 낯설지가 않다. 이방인 혹은 여행자가 아닌 것처럼 포르투를 여행해 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