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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사의 시 Aug 27. 2020

I am Nothing

태풍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그냥 지나쳐 가는 태양치곤.. 너무 오랫동안

그냥 비켜 가는 햇살치곤.. 너무나 따갑게

나에게로 와 닿는다.

아무런 감정도 미련도 없었는데..

그로 인해 아픈 쓰라림을 느낀다.

그렇게.. 그냥.. 스쳐가 버릴 한 여름인데

한순간마저도 나는 벗어날 수가 없다.

나는 겨우 두 손바닥으로 하늘을..

아니 양을.. 그것도 아닌 햇살을 가려본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짓.. 그래 봐야

어느 하나 내 맘처럼 가려지는 것은 없다.

벗어날 곳이 없어 나의 모든 것이 훤히 드러나버린다.

이제는 더 이상 아무것도 없다.

숨길 것도.. 보여줄 것도.. 내어줄 것도..    




서른여덟의 내가 스물다섯의 나를 닮아있다.

반복되는 삶이 나에게 남겨놓은 건 공허함이다.

이미 발가벗겨진 내가 여전히도 벗어나지 못하였다.


한여름의 태풍이 현재 본격적으로 나를 지나쳐 가는 중이다.


그래. 지나쳐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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