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베얀손과 여름의 무민
무민 시리즈로 우리에게 유명한 토베얀손. 그녀는 또 다른 저서 <여름의 책>을 통해 핀란드 섬에서 여름을 보내는 가족의 이야기를 전한다. 할머니와 6살 손녀 소피아, 아빠의 일상은 조용하지만 결코 평화롭지만은 않다. 시시콜콜 다투고 화해하는 작은 소동의 연속이다.
낯선 섬의 이끼, 안개, 물, 늪, 동굴, 풀, 꽃을 상상하고 있자면, 한국의 열대야를 넘어 핀란드의 시원한 섬이 펼쳐진다.
소피아와 마찬가지로, 작가인 토베얀손 역시 유년기의 여름을 핀란드 인근의 섬에서 보내곤 했다. 어린 날의 기억과 상상이 모여 귀여운 트롤 무민을 탄생시킨 게 아닐까 짐작한다.
사진 | Nahee Pak
내가 태어난 여수에도 섬이 많았다. 창문 너머로 펼쳐진 섬과 바다에 시선을 자주 뺏기던 학창 시절이었다. 내내 바다를 보고 살아서 그리울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고향에 가면 바다를 보러 간다. 향수는 알게 모르게 쌓이는가 보다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시대를 산 토베얀손과 추억을 공유할 수는 없지만 '낯선 섬이 주는 평화'를 이야기할 수는 있겠다. 혹은 이름 없는 섬을 멍하게 보다가, 바다 위로 너울지는 감정을 마주하는 것을 좋아하느냐 물을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