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아기
어느새 덤보가 태어난지도 100일이 지났다.
덤보가 3개월이 되자 밤중 수유는 1~2회로 줄어들었다.
우리는 우리 수면의 질이 한결 나아질 줄 알았다.
경기도 오산이었다.
우리 아기는 여전히 밤중에 3~4번 우리를 깨웠다.
새벽에 놀란 덤보가 깨서 울면 우리는 덤보를 데려와 우리 사이에 두고 잤다.
엄마 아빠 사이에서 자면 빨리 진정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의 수면의 질은 또다시 조금 하락했다.
그래도 다음날 깨서 우리를 보고 방긋 웃는 아기를 보면 새삼 행복함을 느꼈다.
3개월이 되면서 덤보는 감정 표현을 더 잘 하기 시작했다.
주로 짜증이 늘었다.
쪼맨한게 얼마나 짜증을 내는지 우리도 절로 짜증이 날 정도다.
한창 짜증을 내다가도 우유를 한사발 하면 금새 기분이 좋아져 꺄르르꺄르르 웃는다.
그러면 우리도 언제 그랬나 싶을 정도로 기분이 맑아진다.
100일이 된 날 아내는 덤보의 백일상을 차렸다.
한국에는 바쁜 현대인을 위한 백일상 대여 서비스도 있지만 인도네시아에는 그런게 있을 턱이 없다.
그래서 아내는 모든 것을 직접 꾸몄다.
케이크도 굽고 가렌드까지 만들어 붙였다.
가렌드는 덤보 얼굴사진으로 만들었다.
가렌드를 위해 아내는 덤보 얼굴을 엄청 찍었고 최종적으로 짜증내는 모습 세 가지와 웃는 모습 세 가지를 골랐다.
2년이 지난 지금 봐도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컨셉은 인도네시아였다.
소품으로는 인도네시아 전통 천과 모자, 전통 과자, 야자수 등을 이용했다.
백일상을 위해 이쁜 나무 그릇과 화병도 구매했다.
그렇게 꾸며진 우리의 백일상은 지금 봐도 이쁘다.
이제보니 화려하진 않지만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것이 동양적 아름다움도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아내 작품이라 약간 편향이 있을 수는 있다.
힘든 육아 와중에도 참 즐거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