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월 정도
출산 후 아내는 의사의 봉합 실수로 상당히 고생을 오랫동안 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덤보가 젖을 잘 빨지 못했다. 그래서 생후 일주일 정도 후부터는 유축을 해서 젖을 먹였다. 유축과 수유를 따로 하기 시작하면서 두 작업의 시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아내는 유축할 때도 깨고 수유할 때도 깨었다. 수유는 내가 한다고 했지만 아내는 아기 울음을 듣고 누워 있지 못했다. 결국 너무 고생이 심한 아내를 고려해 우리는 분유로 갈아타기로 했다. 덤보는 태어난 지 약 한 달 정도가 지나면서부터 분유를 먹기 시작했다.
덤보는 분유를 정말 잘 먹었다. 아기 평균 수유량 대비 약 200ml 정도를 더 먹었다. 분유를 가리는 아기도 많고 유당 불내증이 있는 아기의 경우 배앓이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덤보는 어떤 분유든 잘 먹었다. 원래 싱가포르 분유를 먹였는데 너무 잘 먹길래 우리는 모든 음식을 달고 짜게 먹는 동남아 특성상 분유도 자극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내에 따르면 당시에 우리는 "분유에 미원이 타져 있는 거 아니가?"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호주산 오가닉 분유로 갈아탔다. 결과는 똑같았다. 그냥 잘 먹는 것이었다. 그래도 '오가닉' 이래서 뭐라도 더 좋겠지 싶었던 우리는 덤보가 분유를 끊을 때까지 호주 분유를 먹였다.
잘 먹는 것은 좋지만 몇 가지 어려운 점도 있었다. 덤보의 총수유량은 컸지만 안타깝게도 1회당 섭취량은 그리 크지 않았다. 수유텀이 굉장히 짧았다. 어차피 잠도 잘 안 자는 아기라 본인은 문제가 없었던 듯하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문제였다. 새벽 수유텀도 짧았기 때문이다.
대단한 장점 중 하나는 먹이는데 걱정이 없었고 잘 먹어서 그런지 굉장히 건강했다. 마르고 야리야리한 남자 아기들도 많던데 덤보는 달랐다. 밀도가 굉장히 높아 돌덩이를 만지는 느낌이었다. 문제는 어느 순간부터 너무 살이 많이 찌기 시작했다. 유년기에 비만인 아이들은 커서도 비만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우리는 분유량을 조절해야 하나 하며 고민을 했다. 시간과 양을 조절해서 먹이는 부모도 많다고 했다(이건 주로 분유회사가 만든 규칙이다). 하지만 우리는 수유 시간과 수유량을 정하지 말라는 소아전문의의 조언을 따르기로 했다. 또, 검색해 보니 많은 부모들이 신생아 때 뚱뚱해지는 문제로 걱정을 많이 하는데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다 빠져버리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역시 같은 길을 걸어본 선배들의 조언이 맞았다. 지금 덤보는 뱃살이 없는 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