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소리에 묻혀 실감나지 않아
자란 손톱엔 미처 감각이 닿지 않아
무탈하게 떨어져 나가는 조각이 조금 서운해
그럼에도 평안하기 위해 떼어내야지
한계를 넘보느라, 서슬퍼런 손톱깎이가
소름끼치기도 하지만, 그렇지만
나를 지켜내야지
수납되지 않는 손톱으로부터
패인 살갗들이 기억처럼 쓰라려올 때
나를 껴안는 팔들이
나를 해칠 수 없게
나를
몇 평 되지 않는 비좁은 저녁을 채우는
딱딱한 소음이 미안해
용서받았으면 해
다만
이 짙은 마음이 너를 오염시키지 않았으면 해
빨갛게 스민 손톱 바닥이
우리를 지킬거야
습한 서로의 호흡이
이토록 가깝지만
너는 부디 좋은 꿈 꾸기를 바라
꼭 그랬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