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꿈은 계속 생긴다. 마음이 향하는 일들이 끊임없이 생긴다는 것은 참 기쁜 일이다. 그만큼 스스로의 삶의 양식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나도 최근에 새로운 꿈이 생겼다. 오랜 시간 흐릿하게 해오던 생각인데 책을 쓰며 글쓰기 실력을 다듬은 후 '시나리오 작가'가 되어 보고 싶다. 그것이 나의 새로운 꿈이다.
지금껏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보며 잘 쓴 대본이 무엇일까에 대해 늘 고민해왔다. 종이책과 다른 특징을 가진 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글쓰기 실력을 향상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성공한 드라마와 유명한 작가 분들의 대본에 대해 생각하며 대사 하나하나에 대해서도 꼼꼼히 짚어 보았다. 그래서 여러 번 본 작품들이 참 많다. 요즘에는 48부작이지만 예전에는 24부작으로 나뉘었던, 호흡이 굉장히 긴 드라마도 3번씩 돌려 보며 대본에 대해 생각해 보곤 했었다. 50부작짜리 드라마도 재방송을 통해 2번씩 보았고 2시간 텀의 영화도 10번 가까이 본 경험이 있다.
그럴 때마다 잘 쓴 대본에서는 등장인물들 한 명 한 명 모두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모든 작품의 플롯을 통틀어 허투루 쓰이는 캐릭터가 없었다. 단 몇 초 화면에 비치는 작은 역할도 굉장히 인상적인 대사를 툭 던져 스크린에 신선함을 주었고 모든 캐릭터들의 매력이 명확했다. 그리고 그 인물들 간의 케미도 굉장히 좋았다. 4~5명이나 되는 주인공들이 너무나 다른 성격으로 등장해도 그들 간에 쫀쫀한 끈이 형성되어 플롯을 이루어가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모든 인물들이 생생히 살아 있을 때 작품도 더욱 빛이 났다.
전체적으로 플롯이 탄탄하고 긴장과 유머의 호흡이 적절하며 대사가 참신하다는 다른 특징들도 많았다. 하지만 인물들에 대해 했던 고민이 가장 컸고 그래서 등장인물들과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생각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시청자의 입장에서 살아 있다고 느끼는 캐릭터를 글로 쓰기 위해서는 사람과 인생, 감정에 대해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그것의 첫 단계로서 나를 이해해 보자 결심했고 그것이 이 에세이로도 이어졌다. '나'를 설정해 에세이를 썼지만 나뿐 아니라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을 보며 수필의 깊이도 깊어졌다.
이렇게 에세이를 쓰고 다듬으며 이후에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잘 드러나는 소설을 쓰고 궁극적으로 시나리오에 공모할 글을 한 편 써보자는 생각이다. 지금으로서는 굉장히 큰 꿈처럼 보이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 도달하리라 믿는다. 그리고 글뿐 아니라 영상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 영화감독이 되어 보자는 것이 두 번째로 새로 품은 꿈이다.
유수의 명성 높은 영화감독 분들처럼 되자는 것이 아니라 5분짜리 영상이라도 나름의 재미와 감동을 담아 찍어보겠다는 아주 소탈한 꿈이다. 시상식에서 상도 받고 스크린에서 상영도 하는 그런 영화를 만들어 보겠다는 거창한 꿈은 아니다. 하지만 지인들과 대본도 쓰고 촬영도 하는 과정이 매우 재미있을 것 같다. 그리고 감성과 예민함을 발휘할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꿈들이 살아가며 또 바뀔 수도 있고 새로운 목표들을 품을 수도 있지만 지금껏 가진 예민함을 긍정적으로 여기고 그것을 글로, 또는 미래에 작은 영화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전에는 한 소리 들었던 예민함이 이제는 글로 표현될 수 있고 깊이를 더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참 좋다. 그래서 계속해서 글을 써 나갈 것이고 이 에세이도 큰 메시지가 담겨 있지는 않지만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소탈한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