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정도로 힘들었던 중학생 시절
중학생 시절도 초등학생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중학생 때는 초등학교보다 규모도 크고 더욱 경쟁이 치열한 학교에 진학했습니다. 당시에도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집에 와서 공부하던 일상이 반복되었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사교육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모든 공부는 독학, 그리고 인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지금처럼 사교육이 일반화되어 있는 환경을 생각할 때 독학은 쉬운 선택지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독학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수학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아마 요즘 학생들이 이 말을 들으면 '학원 다니는 게 뭐가 부럽나요?'라고 물어볼 것입니다. 학원을 빠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할 테니까요. 하지만 학원을 못 다니는 것과 안 다니고 싶은 것은 천지차이였습니다.
저는 자기주도형 학습이 더 잘 맞았기 때문에 학원에 꼭 가고 싶지 않았지만 수학, 과학 학원만큼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타고나길 문과였던 저는 수학 문제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유명하다던 인강 선생님들의 강의를 모두 조금씩 들어보았으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특히 선행의 필요성이 높아질수록 수학에 대한 부담감은 늘어만 갔습니다. 한때는 쉬운 내용도 이해가 되지 않아 눈물을 흘리면서 공부했었습니다. 그럼에도 학원을 못 가고 과외도 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남들보다 두 배, 세 배의 시간을 들여서 이해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이렇게 공부만 하는 일상은 중학생 때도 계속되었습니다. 그 외의 활동은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제 최고의 일탈은 시험 끝나고 나서 영화관에 가고 노래방에 가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 학교가 끝나자마자 집에서 간식 먹고 공부를 했던 저는 친구들과 하교 후 떡볶이 한 번 먹기가 어려웠습니다. 체육대회가 끝나고 노래방에 가는 것조차도 부모님의 허락을 어렵사리 받아야 가능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영화를 틀어줘도 보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애써 문제집을 풀거나 노트 정리를 했습니다. 마음대로 소설책을 빌려 읽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가방에 소설책이 들어 있으면 공부하지 않고 왜 소설책을 읽느냐는 핀잔을 들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색채 없이 저의 중학생 시절이 지나갔다. 여기서 이제 더 많은 퀘스트는 없겠지, 생각했는데 웬걸, 역시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다음으로는 제 인생에서 가장 암흑기였던 3년의 특목고 생활을 마주하게 됩니다.
커버 이미지 출처: westbury middle school a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