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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가 있는 밤 Dec 31. 2020

필연의 사랑,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운명이 모여 필연이 되는 사랑

포스타입에서 '무비 풀코스' 코너를 운영 중이다. 단순히 장르만이 아니라 비슷한 내용, 콘셉트, 그리고 감성을 가진 영화를 묶어 추천해 주는 코너이다.

2017년 개봉해 화제가 됐던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필연의 사랑을 다룬 영화와 함께 이번 작품을 특별하게 리뷰해 보려 한다.


3일 동안 무비 풀코스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지금 소개해드립니다.

무비 풀코스 #1 필연의 사랑 - 무비 풀코스 - 맛깔나는 영화요리 (postype.com)



애피타이저

운명적인 사랑.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인생을 걷다 보면 우연히 운명적인 사랑을 만날 수 있다. '운명'이란 단어가 가진 무게에서 추 하나를 뺀다면 말이다.


그렇게 운명을 생각해 본다면 그것은 그리 무겁지만은 않다.

삶에서 우연한 순간들이 모여 인연을 만들고, 그것이 이어지면 필연, 또는 운명이 되니 말이다.


하지만 운명적인 사랑은 대부분 슬픈 이야기로 귀결된다. 특히 그 운명이 스쳐 지나가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여기 그런 사랑을 해야 하는 두 사람이 있다. 그들은 필연적으로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하는 이의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 웃는다.


'타카토시'와 '에미'의 시간은 반대로 흐른다. 평행세계의 에미는 (우리의 현실을 기준으로) 미래에서 과거로 가고, 타카토시는 과거에서 미래로 간다. 그래서 그들은 5년에 한 번, 단 30일 동안만 서로를 만날 수 있다.

그들의 시간선은 아래와 같다. 각자의 나이에 서로와 마주치는 것이다.


타카토시          에미

5살                   35살

10살                 30살

15살                 25살

20살                 20살

25살                 15살

30살                 10살

35살                  5살


왼쪽부터 에미와 타카토시 ㅣ 네이버 영화


공통적으로 20살이 된 해의 한 달을 제외하고는 그들은 연인으로 만날 수 없다. 그리고 둘 다 각자의 35살이 지나면 다시는 상대방을 볼 수 없다. 그 또는 그녀의 어린 시절의 모습조차도 말이다.



그렇게 두 사람은 20살이 되어 전철에서 우연히 마주친다. 타카토시는 햇빛을 받으며 수첩을 보는 에미의 모습에 첫눈에 반하게 된다. 15일쯤이었나. 중간에 타카토시가 에미의 수첩을 보았고, 그녀로부터 비밀을 전해 들었다.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그 후부터 에미를 보는 타카토시의 마음은 착잡했다.


미래에서 과거로 가기에 자신과의 추억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을 보면 누구라도 슬플 것이다. 자신은 이미 봤던 풍경도 상대방에겐 늘 새로우니 말이다.


그리고 상대방이 연기를 한다는 오해마저 생긴다. 미래에 타카토시가 말해준 내용에 따라 수첩에 적힌 대로 행동하는 에미. 그녀를 보며 타카토시는 에미가 진실되지 않은 사랑을 하고 있다고 느낀다.


네이버 영화


그런데 남은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기에 다시 상대방에게 집중하는 것. 그것이 사랑의 힘이다. 타카토시도 처음엔 오해를 했지만 에미도 눈물을 흘렸다는 것을 기억하며 자신처럼 그녀도 힘들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렇게 서로 각자의 내일에 집중한다.



타카토시와 에미의 사랑은 마음이 아프다. 타카토시가 내일 만나는 에미는 그녀의 입장에서 어제의 일이니, 타카토시가 지금 만나는 에미는 그의 어제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늘 새로운 그녀를 바라봐야 하는 그의 마음은 안타까울 것이다. 그리고 타카토시 자신을 위해 수첩대로 행동해야 하는 그녀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느끼며 그는 그녀와 같이 울어준다.


네이버 영화


반대로 시간을 거꾸로 가기 때문에 점점 연인에서 연인이 아닌 상태로 가는 사람의 마음도 더없이 착잡하다. 에미가 그러했다. 타카토시와 30일째 연인으로 보내는 날에서 시작해, 타카토시로부터 고백을 받고 그와 아무 사이가 아닌 시기를 지나며 처음 그를 만나던 순간에서 끝난다.

'타카토시'에서 '미나미야마 씨'로 그를 불러야 하는 에미. 함께했던 모든 순간을 기억하면서도 그와 아무 사이가 아닌 척해야 하는 그녀. 타카토시에겐 매번 에미와 처음이었던 일들이 에미에게는 그와 함께한 마지막이어서 그녀는 자주 울어야 했다. 그 눈물을 알면 절로 눈물이 난다.


네이버 영화


무엇보다 둘 다 30일이 지나면 서로를 볼 수 없단 걸 알면서도 지금 순간에서는 최선을 다해 웃어야 한다. 타카토시는 점점 에미와 관계가 끝날 30일째를 향해 가지만 에미는 아직 그와 시간을 며칠 함께하지 않았기에 그녀 앞에서 슬픔을 감춰야 한다. 에미는 처음 타카토시가 그녀를 만난 날에 그와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오늘 고백했던 그가 내일이면 그녀를 어색하게 대할 것을 안다. 서로 다른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지만 그럼에도 타카토시는 아직 그와 시간이 낯선 에미를 위해, 에미는 그녀를 처음 보아 기뻐할 타카토시를 위해 슬픔을 참는다.


시간이 거꾸로 가서 평생의 사랑이 30일밖에 안 되는 그들. 내일, 어제의 상대방과 만나는 것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두 사람은 함께 함에 기뻐한다.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57178


메인 디쉬

# <북극의 연인들>

끝이 연결된 뫼비우스의 띠처럼 만나는 타카토시와 에미.

연결고리처럼 끊기지 않는 인연으로 만나는 Ana와 Otto.


앞뒤로 읽어도 이름이 같은 아나와 오토는 어렸을 때 만나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를 반복한다.

먼 북극에 가까이 갔을 때에도 우연히 만나는 두 사람.

그들의 우연한 만남은 늘 필연이다.


<북극의 연인들> 스틸컷 ㅣ 네이버 영화


디저트

# <타이타닉>

단 30일 간 사랑을 나누는 타카토시와 에미.

단 4일 간의 사랑이 평생의 기억이 된 잭과 로즈.


타이타닉호에서 처음 만난 잭과 로즈는 첫눈에 반해 연인이 된다.

1등실과 3등실의 로즈와 잭, 재난 상황 등 사랑의 장애물들은 많지만..

끝까지 곁에 함께하는 두 사람의 세기의 사랑!


<타이타닉> 스틸컷 ㅣ 네이버 영화


스페셜 디저트

# <너의 이름은.>

내일을 어제로 살아온 에미와 내일을 내일로 살아갈 타카토시.

3년 전 그를 만난 미츠하와 현재에 그녀를 만난 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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