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 헤어짐을 느낀다.
직업의 특성상 찬바람이 불면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간다.
나는 기간제 교사로, 주로 나가는 사람이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나가는 것이 여러모로 서러웠었다.
하지만 나도 늙어가는지,, 한 해 한 해 헤어지는 것에 익숙해졌었다.
학교라는 곳은 1년마다 사람이 바뀌기 때문에 들고 나는 것이 도드라지지 않는 사회다.
혹자는 부서를 이동하고, 혹자는 아예 학교를 이동하고,,,
학생들은 졸업을 하고 입학을 하고.....
그래서 나는 헤어짐에 익숙해졌었다.
작년에 나는 사립학교에 있게 되면서 다행히(?) 올해(그러니까 2022학년도)에도 이 학교에 있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약 10년 간의 기간제 생활 중
두 번째로 찬바람이 불 때 이동하지 않게 되었다.
나는 다음 학년도의 업무에 대해 계획해 보았고, 학생들에게도 내년에도 보자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몇몇 선생님은 이곳을 자의로,
혹은 타의로 떠나기로 하였다.
나는 항상 떠나는 사람이었기에 짐을 싸는 나의 상황에 집중을 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내가 아닌 떠나는 타인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몇몇은 계약 만료로, 몇몇은 임용고시 준비를 위해 떠난다.
당연히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분들을 곧 못 보게 된다니 허전했고, 그동안 더 가깝게 지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오늘 나는 오래간만에 드라이브를 갔다. 도로를 타고 달려서 외곽에 위치한 쇼핑센터에 갔다.
적당한 드라이브와 잘 정비된 환경.
그런 곳에서 그냥 거닐고 싶었다.
평일이었지만 꽤 많은 사람이 있었다. 둘이 혹은 가족들이 이야기를 하며 거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자발적인 혼자 있기였지만, 혼자 있는 내 모습이 갑자기 외로워 보였다.
번듯한 쇼핑센터, 사람들.. 그 안의 나...
문득 반년 전 내가 떠올랐다.
친한 고등학교 친구가 아이들과 함께 미국 이주를 결심하고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날이었다.
가깝게 지내는 친구와 셋이 만나 1박 2일 신나게 논 후 헤어진 곳이 하필 쇼핑센터였다.
다음 달에 만날 것처럼 손을 흔들고 헤어지는데(오랫동안 못 본다고 특별한 인사를 할 방법도 없었다.) 주말을 맞이 하여 만난 친구들, 연인들.. 그리고 가족들 사이에서 내 모습은 무엇인가 어울리지 않았다.
뒤돌아 보니 친구의 뒷모습은 너무나 쿨했다.
언제나처럼 헤어지는데 언제 다시 만날 지 모르는,, 그렇지만 내가 있는 공간은 너무나 즐거운..
대비되는 모습에서 더 공허함을 느꼈다.
한참을 걸으며 내 마음을 달래줬었다.
오늘 나의 마음을 통해 지난날의 나를 떠올린다.
이런 나의 마음은 헤어짐을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만남은 쉽고 이별은 어렵다는 노래 제목처럼. 나이가 들수록 어떤 헤어짐은 힘들다.
예전처럼 모든 이별에 반응하지는 않지만, 어떤 이별은 깊게 느낀다.
아쉬운 마음이지만, 이것 또한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반증이라고,,,
오늘도 나를 위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