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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막물고기 Jul 24. 2017

[책] 82년생 김지영


알라딘 전자책으로 읽었다.



이 소설은 지극히 평범하여 책의 말미에 작품해설을 기고해 준 김고연주 여성학자의 말을 빌어 소설의 주인공적인 매력이 없는 평이한 여성과 그 주변 여성들의 사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래서 이 평범한 인물은 내가 될 수도 있고, 주변의 회사동료, 언니 동생 등등을 떠올리게 하고 이 책을 읽는 남성독자들의 어머니, 누나, 딸, 배우자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쉽게 주변인물을 떠올리게 하고 지영씨와 비슷한 사람이 많은 것이란 확신은 결혼과 출산 이후 다양한 삶의 형태를 그릴 수 없다는 현실의 반증이기도 했다.

소설에서 인용된 여성이기에 겪을 수 있었던 불합리한 에피소드는 각자의 경험을 떠올려보게 한다.

나는 원체 ‘사회생활은 어쩔 수 없다’ 라는 패배성향이 몸에 베어 있어 약간의 기분 나쁜 상황들과 언짢은 언행들에 눈과 귀를 닫고 산 편이었는데, 이전의 기억들을 소설을 읽는 계기로 곱씹어보니 여자라는 성에 쓰여진 고정관념과 당연한 듯 여기는 차별이 피부에 까슬거리는줄도 모르고 들러붙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층, 연령, 성별, 국가, 등등의 기반이 한 사람을 구성하고 표현하는 정체성이 되는 것이 아니라 차별의 수단과 목적으로 이용된다면 우리 스스로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숭고함을 버리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양성과 평등의 고점을 향해 나와 다른 계층을 이해하고 인정하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페미니스트 관점은 여성에게 유리함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사는 것을 취한다고 했었다.

책을 읽고 지난 6/1 네이버TV 책문화 생중계 방송을 다시 보았다.

http://tv.naver.com/v/1778754


                                                                         [요약] 


82년생 김지영 책은 국회의원들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강조되면서 노희찬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님께 ‘ 세상 모든 김지영을 안아주세요 ‘ 라는 메시지와 함께 책을 선물했다고 한다.

사회적인 현상으로 번지고 있는 화제의 책이며, 여성독자들은 당연히 공감하겠지만 남성 독자의 시각에서 책을 읽고 화두에 올려두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고 작가는 말했다.

평범하게 살아오는 인생에서 여성이기에 겪을 수 있는 불합리에 대한 이야기, 평범한 인물이 주는 울림을 통해 여성혐오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고 한다.

작가의 개인 경험이 직접 쓰여진 에피소드는 술을 권장하는 거래처 사장이 자신의 딸을 마중 나가러 먼저 일어난다는 에피소드였고 왜, 82년생 김지영으로 제목을 정했는가 하는 질문엔 80년대 산아제한은 하고 의료기술 발달로 성별을 알 수 있었기에 여아만 선별하여 낙태하는 젠더사이드가 가장 심했던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성비 균형이 제일 어긋났던 시대 중, 80년대 초반 세대가 감수성 예민한 중고등학생 시절을 지나 사회로 가는 길목에 IMF가 있었고, 엄마가 될 쯤엔 무상교육이 시작되면서 집에서 아이만 키우는 엄마는 잉여 취급을 받는 세대라 82년생을 선택했다고 한다. 

김지영이란 이름은 그 해 많이 지어진 여자아이 이름이었고.

실직적인 조사와 연구에 의해 쓰여진 소설로 르포 같은 느낌이 난다고 사회자는 말했다.

소설 속 남성 캐릭터 중 불한당처럼 나쁜 인물들은 없었다. 

숨겨진 장치로는 영화 속 여성인물의 중요도를 테스트하는 벡델 테스트를(1. 이름을 가진 여성캐릭터를 최소 2명 포함할 것 2. 서로 이야기를 나눌 것 3. 남성에 대한 것 이외에 다른 대화를 나눌 것)역으로 이용하였는데 그 동안 벡델테스트의 기준이 충족되었던 영화가 많지 않았던 것처럼 이 소설에서는 비중이 큰 남편 정대현씨의 이름은 빼고 다른 남성들의 이름을 지웠다고 한다.

가사노동은 사랑하는 자기 가족에게 하는 일이고, 기계가 다 해주는데 뭐가 힘들어, 당연한 것이지 하는 인식으로 노동의 가치를 폄하하고 있어 같은 맥락으로 요즘 의사가 뭐가 힘들어, 요즘 직장인이 뭐가 힘들어 등으로 표현하면서 평소에도 자주 쓰는 말이라고 웃었다.

작가는 맘충, 노키즈존 이슈에 대한 기사를 보았고 이런 은어적인 표현이 나오고 있다 하는 내용이었지만 정작 그 댓글들이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그럴만 하니까 붙이지, 다 이유가 있더라 하는 내용의 댓글들이었고 그런 혐오 단어가 자기 자신을 검열하게 만들어 사회에 나가 부딪치면서 배워야 할 아이와 엄마들을 위축되게 하고 세상에 나가기 꺼려지게 만든다고 했다.

소설 속 여성 인물들 중 지영씨 어머니 오미숙씨에게 감정이입을 많이 하기도 하고 애정이 많은 캐릭터라고 밝혀주었는데 딸을 낳고 보니 어머니의 입장이 더 애착이 간다고 했다.

여성의 삶, 한국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아 소설에 인용된 자료는 미리 찾아놓은 것이 대부분이었고 실제 한국 여성들의 삶이 이런 통계치를 가지고 있다는 감정적인 충격만 주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지표를 보여준다고 했다.

사회가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요 하는 질문엔 다양한 형태의 삶, 출생과정을 포용할 수 있어야 되지 않을까 라고 답했고 소설은 곧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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