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상일지

나의 소녀시대

응답하라 너와 나의연결고리!

by 사막물고기


movie_image1.jpg?type=w773


'나처럼 재미없고, 추억할 거리 없는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도 드물 거야'라고 생각해도, 돌아갈 수 없는 시절에 대한 회상은 언제나 아득하고 좋았던 몇 장면들을 떠올리게 해준다.

나의 경우엔 고등학교 시절은 기억에서 새까맣게 지워졌을 정도로 잊고자 노력한 망각의 산물이 되었고,
오히려 더 오래된 중학교 시절의 기억들이 학창시절 추억이란 이름을 대신하고 있었다.

그마저도 빛바래가는 기억은 세월 앞에 장사 없고, 매번 비슷한 인물의 안부와, 같은 사건만 도돌이표처럼 떠오를 때쯤, 이 영화를 만났다.

영화 속 인물들처럼 로맨스는 없었지만, 몰려다니던 친구들과 참 열심히도 저질렀던 바보짓이 생에 두 번 다시없을 명랑한 나의 소녀시대의 한 페이지였음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그 시절 이후로는 나와 연관도 없는 사람을 그토록 담뿍 빠져 좋아해 본 적도 없고,
배가 찢어져 죽을 것 같으니 그만 좀 웃기라며 웃어본 적도 없고,
스타킹도 신지 않은 맨 다리로 겨울은커녕 가을도 다닐 수 없을 것 같고,
하루 종일 마주하고 나눴던 얘기들 뒤로 더 시시하고 유치한 얘기들을 공책에 빼곡히 적을 거리도 없었다.

12.jpg?type=w773


나의 학창시절은 처음이자 마지막 또래집단 정착기였다.
그 짧고도 시끌벅적한 시간은 마치 나와 많이 닮은 반년 정도 어린 동생이 살고 간 시간처럼, 현재의 나다움에선 가장 멀지만 행복했던 다른 겹의 시간이었다.

영화는, 그 추억의 결을 따라 가게 해주어 흐뭇했고, 성인까지 이어진 말도 안 되는 순애보의 결실마저 "꺄~~~ !!!"하고 소리 지르며 볼 수 있도록 소녀 감성을 불러와 주었다.

새삼 신기하게도 대만과 한국의 감정선이 마치 한 나라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닮아있었다.

내가 지나온 소녀시대와, 꿈꾸었던 소녀시대가 뒤엉켜 영화 속으로 흘러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모두에게' 주고 있는 영화였다.

왜? 우리도 한때는 소녀였으니까.



0.jpg?type=w773
1.jpg?type=w773
2.jpg?type=w773
3.jpg?type=w773
4.jpg?type=w773
5.jpg?type=w773
6.jpg?type=w773
7.jpg?type=w773
8.jpg?type=w773
10.jpg?type=w773
11.jpg?type=w773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하우 투 비 싱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