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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과 Feb 13. 2019

우울증으로 찐 살 어떻게 뺄까?

우울증으로 병원을 내원하고 처방받은 약을 먹기 시작했다. 처음 받은 약은 먹으면 속이 좋지 않고 입이 썼다. 효과가 좋은 약이라 해서 조금 버티다 약을 바꿨는데 이 약은 반대로 식욕이 돋는 부작용이 있었다. 처음엔 그런 부작용이 있는 줄 몰랐다가 살이 몇 kg 늘고 나서 선생님께 여쭤보니 살이 찌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거기다 아이를 일찍 재우고 밤늦은 시간에 야금야금 먹던 야식이 그만 습관이 되어버려서 하루라도 야식을 먹지 않으면 허전해서 견딜 수 없었다. 우울한 나날들에 먹는 행위만이 잠시 잠깐 위안을 주었다. 그래서 더더욱 음식을 끊지 못했다. 아이 때문에 힘들면 음식을 먹었고 외로워서, 울적해서, 심심해서 음식을 먹었다.


몸무게는 정직했다. 슬금슬금 올라가던 체중은 급기야 내 인생 최고점을 연일 갱신 중이다. 문제는 두리뭉실하게 변해버린 내 몸을 보고 있노라면 더 우울해지는 것이었다. 우울의 악순환의 덫에 걸려 더단단히 매여버린 것이다.


하지만 선뜻 다이어트를 하리라 마음을 먹지 못했다.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과연 우울증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런 실행력이 떨어지는 것이 우울증의 특징 중 하나다.


이렇게 있을 수 없다는 한계점에 도달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살이 많이 쪘다고 한 마디씩 했다. 더욱더 우울의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내 마음속에 조금, 아주 조금 남아있는 의욕과 실행력을 끌어모았다.



 다이어트를 해보자!!!



목표는 아주 쉬운 것으로 정했다.


1. 아침 6시부터 저녁 6까지만 먹는다.

 -음식 종류나 양까지 제한하면 금방 포기할게 뻔하기 때문에 시간만 제한을 두었다.

2. 소파에서는 앉아있는다.

  - 운동을 하자라는 목표는 바로 실패할 것이기 때문에 이것만은 고치자 하는 생활 습관 하나를 골랐다. 나에게 소파는 앉아 있는 곳이 아니라 누워있는 곳이었다. 배부르게 먹고 소파에 가로누워 TV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손도 들어 올리기 싫은 무기력에 휩싸여 있었기 때문에 일단은 소파에 앉아있자라는 쉬운 목표를 정했다.


처음에는 야식을 끊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하루는 성공하고 하루는 실패하는 나날을 반복했다. 소파에도 마치 자석에 이끌리는 쇠붙이 마냥 눕고만 싶었다.


일주일째 이러고 있다.

연속 3일 야식을 먹지 않는 데 성공했다. 몸이 훨씬 가볍다.


단시일에 살을 빼는 것은 불가능하다. 의욕 부족인 상태에서 뭔가 거창한 다이어트 계획도 세울 수 없다. 하지만 이렇게 살이 찌는 내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는 우울의 수렁에 더 깊이 빠질 수 밖에 없다.


힘을 내자!!!


(다이어트 꼭 성공해서, 성공기를 올리고야 말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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