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모순/34회/그냥

by 모순


그냥 하는게 필요한데 어렵지


친구와 글쓰기를 이야기했다.

쓰던 글이 있었는데 한번 멈추니까 다시 하는 게 어렵다고.

나도 그렇다고.

가끔 나도, 글쓰기도 내가 쓰는 글도

무력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매일 가던 길에서

발걸음이 엉켜 주저앉고 싶다.

그럴 때는 지금처럼 주저앉고 싶은 마음을 글로 그냥 써보기로 했다.


그냥을 국어 사전에서 찾아보다

그냥 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도 알게 되었다.


1. 더 이상의 변화 없이 그 상태 그대로
2. 그런 모양으로 줄곧
3. 아무런 대가나 조건 또는 의미 따위가 없이


변화 없이 줄곧 아무런 대가나 의미 없이 계속하는 것은 어려우니까.

그런데 무엇을 하는 시간 자체가

대가, 의미가 될 때도 있다.


또 쉬는 날이었다면


월요일 같은 화요일 아침

아이가 침대에서 나오며 말했다.

나는 아이와 달리 연휴의 끝이 반가웠다.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 휴일에도

혼자 나를 채우는

시간을 배치해야 방전되지 않는다는

다시 깨달았다.


새벽 기상, 산책, 독서 , 글쓰기의 힘을

루틴을 멈춘 시간에 알게 된다.

아, 멈춤도 변화구나.


지금 바로 마침표를 찾는 대신

쉼표와 물음표를 찍어가며 가보지 뭐.

그냥 하지 말라

그냥 하는 거지

지금은 그냥 그 경계에 있어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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