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일 년 후 내가 알게 된 것

회사라는 방패막이 사라진 다음의 이야기

by 모순


작년 3월을 앞두고 퇴사했으니

회사 밖을 나온지 만 1년이 넘었다.

아이를 키울 때처럼 처음에는

시간을 생후(퇴사) 며칠로 헤아리다가

나중에는 몇 달, 몇 살로 떠올릴 것 같다.


일 년이 지나니

"내가 회사만 그만두면"으로

생각했던 여러 가지가

거짓임을 알게 되었다.


첫 번째로

내가 회사만 그만두면 살이 빠질 텐데가 있다.

회사 다닐 때 매일 길게는 네 시간

광역버스에 앉아있었다.

집에 오면 밥을 허겁지겁 불규칙하게 먹게 돼서

회사만 그만두면 뱃살이 빠질 줄 알았다.


지난 일 년 동안

이 조금 빠진 적도 찐 적도 있고

지금은 퇴사 전 몸무게와 같다.


두 번째로

내가 회사만 그만 두면 아이에게 더 잘할 텐데가 있다.

회사 다니느라 시간이 부족해서

아이에게 화를 낸다고 생각했었다.


퇴사 후 예전보다 시간 여유가 생겼지만

그만큼 늘어난 아이와의 시간 속에서

화를 참지 못하는 내가 있다.


회사 다닐 때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의 이유를

회사에 돌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는 일상에서 느끼는 불만족의 핑계가 되었고

그 방패막이 사라진 지금

내 몸으로 견뎌 나가야 할 것들이 보인다.


그래도 여전히

퇴사뽕이 차오를 때는 많다.

낮에 운동할 때 그렇다.

정해진 시간 정해진 공간에

몸이 묶여 있던 생활을

유치원 때부터 30년도 넘게 해왔다.


사회화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많지만

나는 지금 생활에서

자유를 느낀다.

낮에 춤추고 천천히 산책하는

생활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지금은 안다.


퇴사 전 나의 관심은 '자유'에 쏠려 있었다.

'시간'을 마음대로 쓰기만 하다면

여한이 없을 것 같았다.

자유를 맛본 뒤 지금 나의 관심은

'창조'를 향한다.


외부에서 주어지는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게 아니라면

자유를 바탕으로 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내 자본을 스스로

창조해야겠지.

스스로 자본을 창조하고

불리고 나누는 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믿고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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